테러범 “무함마드의 복수다”… 만평작가 최소 4명 피살

2015.01.07 23:12 입력 2015.01.07 23:57 수정

범행-도주, 5분 만에 상황 끝

기자·간부 몰린 발간일 노려

미·영·독 등 “야만적인 공격”

“대학살의 현장이었다.”

7일 오전 11시30분쯤(현지시간) 무장 괴한 3명이 프랑스 파리 중심가에 있는 풍자전문 주간지 ‘샤를리 엡도’ 편집국에서 총기를 난사해 12명이 사망하고 5명이 중상을 입은 사건 현장에 있던 한 경찰은 현지 방송 BFM TV에 끔찍한 현장 상황을 이같이 전했다.

이날은 잡지가 발간되는 날이라 주요 직원들이 모두 편집국에 나와 있었다. 한 목격자는 “검은 두건을 뒤집어쓴 괴한들이 AK소총을 들고 건물로 들어갔다. 몇 분 뒤 총소리가 났고 범인들이 도망쳐 나왔다”고 현지 언론에 말했다. 총소리가 50발 이상 울려퍼졌다고 목격자들은 증언했다.

<b>‘피의 수요일’ 충격의 파리</b> 7일 프랑스 잡지사 샤를리 엡도에 난입해 총기를 난사한 무장괴한이 건물 앞 도로에서 마주친 경찰에게 총을 쏴 쓰러뜨린 후(왼쪽) 차를 타고 도주하고 있다. | CNN 캡처

‘피의 수요일’ 충격의 파리 7일 프랑스 잡지사 샤를리 엡도에 난입해 총기를 난사한 무장괴한이 건물 앞 도로에서 마주친 경찰에게 총을 쏴 쓰러뜨린 후(왼쪽) 차를 타고 도주하고 있다. | CNN 캡처

샤를리 엡도와 같은 건물에서 일하고 있던 한 목격자는 “무장괴한들이 건물로 들어왔다는 경고를 받고 사무실의 모든 문을 잠갔다. 몇 분 뒤, 건물 안에서 온통 총소리가 들려왔다. 너무 무서웠다. 마치 전쟁터에 있는 기분이었다”고 BBC에 말했다. 범인들은 약 5분간 총을 난사한 뒤 건물에서 빠져나와 차를 납치해서 도망쳤다.

프랑스 당국은 사건이 벌어진 직후 이 공격을 ‘테러’로 규정했다. 현장을 찾은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야만적인 테러 공격”이라고 비난하며 “프랑스에서는 최근 몇 주 동안 여러 건의 테러 공격이 저지당한 바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전역에는 비상이 걸렸다. 프랑스 정부는 총격 사건 뒤 프랑스 전역의 테러 경계 단계를 최고 수준으로 상향했다. 상점과 언론사, 사원, 대중교통 등 프랑스 전역의 공공장소에는 모두 보안이 강화됐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번 공격은 1995년 알제리 극단주의자들이 파리 생 미셸 역에서 폭탄을 터뜨려 8명이 죽고 119명이 다친 사건 이후 프랑스에서 벌어진 최악의 테러 사건이다.

국제사회는 한목소리로 테러 공격을 비난하고 나섰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트위터에 “파리에서 역겨운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프랑스 국민들이 테러와 싸우고 언론의 자유를 지키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프랑스 국민들뿐만 아니라 언론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공격”이라고 말했다.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 등도 테러를 비난했다.

프랑스가 곧바로 사건을 테러로 규정한 것은 샤를리 엡도가 이슬람교 선지자 무함마드를 희화화한 풍자 만평을 그리다가 수차례 테러 협박과 실제 테러를 당한 전력이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프랑스 언론들은 이 범행이 무슬림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총격 당시 사무실에 있던 한 직원이 “괴한들이 이름을 부르면서 사람을 찾았다”고 말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무함마드 풍자 만평을 자주 그린 만평 작가들이 공격 목표가 됐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테러로 만평 작가 스테판 샤르보니에 등 최소 4명이 숨졌다고 프랑스 언론들이 보도했다. 프랑스 유럽 1라디오는 한 목격자의 말을 인용해 범인 중 한 사람이 총을 쏘는 동안 “선지자가 복수를 했다”고 소리쳤다고 전했다. 또 다른 범인은 “알라후 아크바르(알라는 위대하다)”라고 외쳤다고 경찰이 AFP통신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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