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풍자만평’ 프랑스 언론에 테러

2015.01.07 23:11 입력 2015.01.08 07:57 수정

괴한 3명, 파리 도심 주간지 난입 총격… 12명 사망

“예멘 알카에다 소속” 주장···파리 전역 ‘최고 경계’

이슬람교의 창시자인 무함마드 풍자만화로 수차례 논란을 일으켰던 프랑스 주간지 편집국에서 무장괴한들이 총기를 난사해 12명이 사망했다. 프랑스에서 20년 만에 벌어진 최악의 테러 공격이다. 프랑스 정부는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용의자 검거에 나섰다.

프랑스 파리의 구급대원들이 7일 풍자 잡지사 ‘샤를리 엡도’ 사무실에 난입한 무장괴한에 총상을 입은 부상자를 병원으로 급히 이송하고 있다. 파리 | AP연합뉴스

프랑스 파리의 구급대원들이 7일 풍자 잡지사 ‘샤를리 엡도’ 사무실에 난입한 무장괴한에 총상을 입은 부상자를 병원으로 급히 이송하고 있다. 파리 | AP연합뉴스

 7일 오전 11시30분(현지시간) 파리 시내에 있는 주간지 ‘샤를리 엡도(Charlie Hebdo)’ 편집국에 얼굴을 두건으로 가리고 AK소총과 로켓포로 무장한 3명의 괴한이 침입해 총기를 난사, 12명이 사망하고 5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프랑스 경찰이 밝혔다. 사망자 중에는 경찰 2명이 포함됐고, 유명 만평 작가이자 이 잡지의 전 편집장인 스테판 샤르보니에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자 중 상당수는 위중한 상태라 사망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한 범인은 “기자들에게 우리가 예멘 알카에다라고 말해라”라고 소리쳤다고 목격자를 인용해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범인들은 총격을 가한 직후 차량을 이용해 달아났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 사건을 “명백한 테러 공격”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우리는 단호하게 대응해야 하지만 국가의 통합 역시 고려해야 한다”며 “우리는 자유의 나라라는 이유로 위협받고 있다. 반드시 공격자들을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건 직후 프랑스 전역에는 최고 수준의 테러 경계경보가 내려지고 공공장소에 군인이 배치되는 등 보안이 강화됐다. 올랑드 대통령은 현장을 방문한 뒤 비상 각료회의를 소집했다.

언론사를 상대로 한 사상 초유의 테러에 대해 미국과 영국, 독일 등 국제사회는 “언론자유에 대한 도전”이라고 한목소리로 비난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잔인무도한 공격”이라고 비난했고, 국경없는기자회도 “프랑스 언론 역사에 있어서 가장 어두운 날”이라는 논평을 내놨다.

샤를리 엡도는 이슬람교 선지자 무함마드를 조롱하는 만평을 수차례 싣다가 전 세계 무슬림들의 분노를 샀다. 2011년에는 사무실에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고, 2012년에는 ‘무함마드 누드’를 묘사한 만평을 실었다가 이슬람 단체로부터 제소되는 등 수차례 테러 협박에 시달려 왔다. 프랑스 언론들은 이 공격이 무슬림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목격자들은 한 범인이 사건 현장에서 “알라는 위대하다”라고 외쳤다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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