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프라스, 책임 회피” 주변국들 ‘거리 두기’

2015.06.30 21:53

‘국민투표’ 카드를 꺼내든 그리스가 주변국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유럽연합(EU)에서 경제적으로 낙후된 불가리아, 리투아니아 등 국가들이 채권단 협상안을 거부한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급진좌파연합(시리자)에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치프라스, 책임 회피” 주변국들 ‘거리 두기’

로젠 플레브넬리에프 불가리아 대통령은 “그리스보다 훨씬 가난한 불가리아도 경제개혁을 단행했다”며 “그리스는 문제를 떠넘기지 말아야 한다”고 29일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지난 25일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한 블라디슬라프 고르바노프 불가리아 재무장관도 “포퓰리즘과 형편없는 정치가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가리아는 그리스 사태의 영향을 크게 받을 나라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전체 은행 자산의 절반 이상을 그리스 계열 은행이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투아니아가 그리스를 바라보는 시각도 불가리아와 비슷하다. 불가리아, 리투아니아 등이 “채권단의 연금 삭감안이 가혹하다”고 비판한 치프라스를 외면하는 까닭은 그리스의 1인당 연금지급액이 자신들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유럽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기준 1인당 평균 연금지급액은 그리스 1625유로(약 202만원), 리투아니아 472유로(약 58만8000원), 불가리아 257유로(약 32만3000원)다. 불가리아 언론인 오그니언 조지프는 뉴욕타임스에 “그리스 상황이 우리에 비해 그렇게 많이 힘들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변국들은 그리스와 경제적으로 ‘거리 두기’를 시작했다. 지난 28일 AFP통신 보도에 따르면 마케도니아 중앙은행은 “그리스 은행에 맡겨둔 예금을 인출하고 그리스로 돈을 보내는 것을 제한하라”고 자국 은행에 권고했다. 세르비아도 그리스 은행과의 거래를 규제하는 방침을 마련했다. 로이터통신은 “주변국들은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 등 그리스와 비슷한 혼란이 자국에서도 벌어질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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