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수도 키예프 도보·차량 피난 행렬 “날아오는 미사일 세어보니 7개”

2022.02.24 22:48 입력 2022.02.24 23:00 수정

우크라 전역에 ‘계엄령’ 선포

시민들 지하철·지하실 대피

현금인출기 앞엔 기다란 줄

충격과 공포, 불안이 우크라이나 전역을 뒤덮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면전에 돌입한 24일(현지시간) 수도 키예프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서는 러시아와 반대편인 서쪽으로 탈출하려는 자동차 행렬이 이어졌다. 학교는 문을 닫고 떠나지 못한 사람들은 지하 공간으로 대피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면전이 시작된 우크라이나에는 계엄령이 선포됐다.

이날 새벽 5시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군사작전을 승인하자마자 우크라이나 전역에서는 천둥소리 같은 폭발음이 울려퍼졌다. BBC에 따르면 키예프 인근 군사기지 근처에서 사는 우크라이나 언론인 류보프 벨리치코는 폭발음을 듣고 아이들을 깨워 지하실로 피신시켰다. 그는 “밖에 나가니 ‘불 같은 것’이 보였다. 날아오는 미사일을 세어보니 7개였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가까운 동부 지역 주민들의 공포는 더욱 컸다. 도네츠크주 코스탄티니노브카 주민 나탈리아는 “밤에 폭발 소리를 들었다. 매우 두렵다.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다”고 말하면서 눈에 띄게 몸을 떨었다고 BBC가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동요하지 말 것을 주문하며 계엄령을 선포했다. 거리마다 무장경찰이 배치됐다. 당국은 학부모들에게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말고 집에서 머물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유엔 연설에서 러시아의 침공을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최대 안보 위기”라고 규정하고 “우크라이나에서 대규모 전쟁 시작은 우리가 알던 세계 질서의 종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우크라이나가 1994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핵무기를 포기하고 비핵화를 택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세계는 우크라이나에 안보를 빚졌다”고 호소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우리 동맹은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즉시 부과해야 한다”며 “우방 정부는 무기와 군수 장비를 공급해 달라”고 요청했다.

키예프를 비롯해 주요 도시의 도로는 아침 일찍부터 피란민들을 태운 자동차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우크라이나 서부 중심 도시 리비우로 향하는 주요 4차선 도로에서는 밀려든 차들이 움직이지 못하고 수십㎞까지 늘어설 정도였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떠나지 못한 사람들은 주로 아파트 지하실이나 지하철역 등으로 피신했다. CNN은 “지하철역은 벙커가 됐다”고 전했다.

전국의 버스정류장, 현금인출기, 주유소, 슈퍼마켓, 은행, 환전소 입구마다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렸다. 리비우에 사는 이반 보리슬라브스키는 이날 슈퍼마켓에서 임신한 아내와 첫째 아이, 한 달 후 태어날 둘째 아이를 위해 분유를 4개월치 샀다. 그는 “공급이 부족해지고 가격이 계속 오를까봐 걱정”이라며 “나는 머물기로 했다. 내 아내와 아이들과 우리나라를 위해 싸워야 한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키예프에 남기로 한 테티아나 카슈타노바는 “친구들과 대화를 하며 모두를 진정시키고 있다. 우리 군대를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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