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방위국장 2년 전에도 선거 개입 확인

2012.02.01 21:48 입력 2012.02.02 00:14 수정

미군기지 이전 악재로

후텐마 미공군 기지가 있는 오키나와(沖繩)현 기노완(宜野灣)시 시장선거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일본 방위성 고위간부가 미군기지 이전 예정지인 나고(名護)시 선거 때도 직원들에게 선거 관련 담화를 했던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미군기지 이전을 서두르려는 일본 정부의 ‘조바심’이 연이은 스캔들로 이어지며 문제를 더욱 꼬이게 하고 있다.

방위성은 1일 마나베 로(眞部朗) 오키나와방위국장에 대한 조사 결과 마나베 국장이 나고시 선거 때도 직원들을 모아 선거 관련 담화를 했던 사실을 확인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했다.

나고시는 미군기지 이전 예정지가 있는 곳으로, 2010년 1월과 9월에 각각 시장 및 시의회 선거가 치러진 바 있다.

조사 결과 오키나와방위국은 기노완시에 거주하는 직원, 친족이 거주하는 직원 80명의 리스트를 만든 뒤 1월23일과 24일 업무시간에 청사 강당에 해당 직원들을 소집했다. 이 자리에서 마나베 국장은 시장 입후보자 2명의 미군기지 이전문제에 대한 입장을 소개한 뒤 “기노완시는 후텐마 기지의 소재지이고, 시민의 민의가 중요하다”며 “공무원으로서 선거권을 행사해야 하고, 기권해서는 안된다”고 투표를 독려했다.

다나카 나오키(田中直紀) 방위상은 이날 기자들에게 “오해와 비판을 받을 만한 행위”라고 한 반면 후지무라 오사무(藤村修) 관방장관은 “담화가 잘못됐다고는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혀 처분 수위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야당은 국장 경질은 물론 다나카 방위상도 책임을 져야 한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군기지 이전 문제를 ‘성폭행’에 비유하는 망언을 해 물러난 전임 다나카 사토시(田中聰) 국장에 이어 마나베 국장이 2개월 만에 경질될 위기를 맞고 있다.

미·일 양국은 2006년 후텐마 기지를 나고시 헤노코 해안으로 옮기기로 합의했으나 현외 이전을 요구해온 오키나와 주민들을 설득하지 못해 한동안 교착상태에 빠졌다. 미국은 미·일 동맹 강화를 위해 기지 이전 문제가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며 일본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말 헤노코 해안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하면서 기지 이전에 속도를 냈다.

하지만 연이은 추문은 일본 정부의 태도에 대한 오키나와 주민들의 불신감을 자극해 기지 이전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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