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도 전후상황 심상찮다

2003.09.01 18:38

미국이 이라크전쟁 이전에 테러와의 전쟁을 치른 아프가니스탄 상황이 요즘 심상치 않다. 뉴욕 타임스는 아프간 재건이 좀처럼 진전되지 않는 가운데 쫓겨난 탈레반이 다시 세(勢)를 불리고 있다고 1일 보도했다.

지난달 31일 아프간 동부 파크티카주 산악지역에서는 미군 2명이 탈레반 추종세력과의 교전 끝에 숨졌다. 미 국무부는 최근 들어 탈레반 세력이 미군에 대한 공격을 부쩍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프간 전쟁 이후 숨진 미군은 모두 35명에 이르고 있다.

탈레반은 아프간 동남부 지역을 위주로 고도의 심리전을 펼치고 있다. 탈레반은 미군뿐만 아니라 미군에 협조하고 있는 아프간 경찰 및 관리와 국제구호기관 종사자를 공격하고 있다. 지난 7~8월 아프간 동남부에서는 친정부 종교지도자 2명과 경찰서장 2명을 포함한 경찰 30여명이 살해됐다.

탈레반의 거점 도시 칸다하르에서는 안전문제 때문에 국제구호기관 종사자가 절반으로 줄어 현재 10여명에 불과하다.

탈레반은 이전에 엄격하게 적용했던 이슬람 율법을 크게 완화했다. 탈레반 무장대원들은 시골길에서 턱수염을 잘랐거나 음악을 듣는 주민들을 만나면 간단한 주의를 준 뒤 그냥 보내준다. 이전의 탈레반은 이같은 행위에 대해 가혹하게 처벌했다.

아프간 관리들은 “탈레반 무장대원들이 웃는 낯으로 친절하게 주민들을 대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탈레반은 파슈툰족이 대부분인 주민들에게 “파슈툰족이 소외되고 있다”며 “조만간 미군이 물러가고 우리가 다시 집권할 것”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여전히 미군은 탈레반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유엔 요원들은 ▲원조 확대 ▲치안 확립 ▲파슈툰족과의 관계 개선 등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성휴기자 songhu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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