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소년을 ‘인간방패’로 썼다

2009.03.24 17:59
박지희기자

‘이스라엘 가자 만행’ 유엔보고서 나와

‘1방에 2명 사살’ 티셔츠 단체로 입기도

이스라엘이 올해 초 가자지구 침공 과정에서 11세의 팔레스타인 소년을 ‘인간 방패’로 활용하는 등 수많은 인권 유린을 자행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유엔이 밝혔다. 라디카 쿠마라와미 유엔 사무총장 특사는 2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10차 유엔 인권이사회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43페이지의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소년을 ‘인간방패’로 썼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정치조직 하마스의 교전이 절정에 이른 지난 1월15일, 가자의 텔 알 하와에서 공격받은 이스라엘 병사들이 11세 소년을 ‘방패’로 삼기 위해 자신들 앞에서 걸어다니도록 했다. 또 1월3일 제이툰의 한 주택에 침입한 이스라엘 병사들은 집 주인 남성이 신분증을 보이며 두 손을 들었는데도 사살하고, 부인과 2~12살 사이 아들 4명에게 총을 쏴 부상을 입혔다. 이들은 한 여성과 어린이가 있는 집을 불도저로 밀어버리고, 민간인을 몰아넣은 주택에 포격을 가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22일 간의 침공 동안 숨진 희생자가 1453명이며 이중 어린이 431명, 여성 114명을 포함해 팔레스타인측 사망자가 절대다수인 1440명이라고 밝혔다. 하마스도 일부 인간 방패 등의 인권유린을 저질렀지만, 유엔 보고서 대부분은 이스라엘 군에 초점을 맞췄다.

쿠마라와미 특사는 “당시 가자에서는 매일 인권 위반 행위가 벌어진 것으로 보고됐다”며 “이는 국제법은 물론 이스라엘 법에도 위반된다”고 밝혔다. 또 “민간인에게 무차별 공격을 감행하고 인권을 유린한 이스라엘의 전쟁범죄에 대해 폭넓은 조사가 실시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스라엘의 인권의사회(PHR)도 전쟁 당시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구급대원의 환자 접근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가비 아시케나지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도덕적인 군대”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병사들이 임산부를 겨냥한 그림이 그려진 티셔츠(사진)를 단체로 입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개 조사 압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일부 병사들이 저격용 총의 망원경 십자선 상에 임산부를 표적으로 놓고 ‘1방에 2명 사살’이라고 적은 티셔츠를 입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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