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 팔 전쟁 ‘유일한 승자’는 네타냐후

2021.05.23 21:26 입력 2021.05.23 21:37 수정

이 - 팔 전쟁 ‘유일한 승자’는 네타냐후

연립정부 구성 실패로 위기
가자지구 공습해 시간 벌어
반네타냐후 진영 균열 성공

미국 내 반대 목소리 커지며
“장기적 대가는 혹독” 지적도

“작전명 ‘성벽의 수호자’가 수호한 것은 이스라엘이나 팔레스타인의 성벽이 아닌 예루살렘 밸푸어가 총리 공관의 성벽이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중동매체 미들이스트아이는 11일 동안 이어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의 전쟁 결과를 분석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전쟁의 유일한 승자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사진)라고 꼬집은 것이다.

2009년부터 집권해 온 이스라엘의 ‘최장기 총리’ 네타냐후가 정치적 의도를 갖고 팔레스타인을 도발한 적은 이전에도 많았다. 하지만 외신들은 이번처럼 극적으로 네타냐후 총리에게 뚜렷한 정치적 이득을 안겨준 경우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240여명의 가자지구 민간인이 목숨을 잃은 이번 전쟁으로 네타냐후 총리가 벌게 된 것은 바로 ‘시간’이다.

지난 총선에서 과반에 못 미치는 52석을 얻는 데 그친 네타냐후 총리가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데 실패한 후, 연립정부 구성 권한은 두번째로 많은 45표를 받은 중도우파 예시아티드 당 소속 야이르 라피드 의원에게 넘어갔다. 예시아티드 당은 아랍계부터 보수, 중도 좌파를 아우르는 ‘반네타냐후’ 진영을 결집시켜 연립정부를 출범하고자 논의 중이었지만 공습이 시작된 후 난항을 겪고 있다.

당장 연립정부 구성 마감 시한이 다음달 2일로 다가왔다. 게다가 제3 정당인 야미나가 최근 반네타냐후 연립정부 구성에서 빠지겠다고 선언해 반네타냐후 내각 구성은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야미나는 가자 전쟁 후 이스라엘 내에서 높아진 아랍계에 대한 반감을 고려할 때 연립정부 구성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미들이스트아이는 “반네타냐후 연립정부 구성의 현 상황은 가자 전쟁으로 인한 ‘부수적 피해’가 아니라, 매우 정교하게 명중된 목표물이었다”고 지적했다.

휴전이 결정되기 몇시간 전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스라엘인의 68%는 휴전에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들이스트아이는 “(반네타냐후 진영이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해) 5번째 총선이 치러지게 되면 이들은 네타냐후를 찍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번 전쟁이 단기적으로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득이 됐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그가 치러야 할 대가는 혹독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스라엘의 가장 강력한 우군이었던 미국 내에서조차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네타냐후는 정치적 위기에서 다시 한번 살아남았지만, 그는 아직 자신이 스스로 만든 거미줄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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