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과학자 美망명, CIA 공작”

2010.04.01 17:20

이란의 한 핵 물리학자가 미국으로 망명했으며 이는 미 중앙정보국(CIA)의 공작에 의한 것이라고 ABC 방송이 30일 보도했다.

방송은 정보 관리들의 말을 인용, 이란의 핵 물리학자 샤흐람 아미리가 지난해 6월 미국으로 망명한 것은 CIA가 오랫동안 준비한 공작에 의한 것이었다고 전했다.

아미리는 지난해 5월 31일 성지순례차 다른 일행과 함께 사우디 아라비아에 도착했으나 3일 후 메디나의 호텔에서 외출한 뒤 실종됐다.

이란 혁명수비대와 깊은 연관이 있는 테헤란 말레크 아시타르 대학에서 연구 활동을 해 온 아미리는 망명 후 이란 핵 프로그램에 관한 광범위한 정보를 CIA에 제공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란이 콤(Qom) 지역에 우라늄 농축시설을 건설 중인 사실이 확인된 것도 아미리의 망명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방송은 지적했다.

방송은 아미리의 망명이 이란의 핵프로그램을 방해하기 위한 미국 측의 정보 쿠데타와도 같은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아미리의 망명과 관련한 CIA의 공작설은 아미리가 실종된 이후부터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이란은 지난해 미국이 사우디와 공모, 아미리를 납치하는 `테러 행위'를 자행했다고 비난했지만,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아미리는 납치된 게 아니라 CIA 주도의 치밀한 국제 공작을 통해 서방에 망명한 것이라고 보도했었다.

CIA가 처음 아미리와 접촉한 것은 그가 2008년 연구 목적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방문했을 때로 알려졌다.

CIA는 아미리가 지난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회의 참석차 오스트리아 빈을 방문했을 때 다시 한번 접촉했으며 얼마 되지 않아 아미리는 메카로 성지순례를 떠났고 이후 행방불명이 됐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CIA는 2005년 이란 핵 프로그램을 방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란의 핵심관리들을 설득해 망명시키는 비밀작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혁명수비대 장성 출신 알리제라 아스가리가 2007년 터키 여행 도중 실종된 것도 암호명 `브레인 드레인(brain drain)'이라 불리는 이 작전의 일환일 가능성이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핵 전문가 마크 피츠패트릭은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를 통해 "(미국의) 은밀한 작전은 수년간 두 갈래 방향으로 진행돼 왔다"며 "하나는 이란의 핵개발 현황이 공개되도록 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능력을 지연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추천기사

기사 읽으면 전시회 초대권을 드려요!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