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서 한때 각종 만행으로 악명이 높았던 마약카르텔 '라 파밀리아'가 "완전히 와해되면서" 조직원들이 생활비를 벌기 위해 강도질을 일삼는 좀도둑 조직으로 전락했다고 경찰이 지난달 31일 밝혔다.
연방경찰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라 파밀리아의 두목 나사리오 모레노를 사살한 데 이어 핵심간부 프란시스코 로페스를 검거했다며 이제 라 파밀리아 조직은 와해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라 파밀리아 조직원들이 평소 한결같이 미초아칸 주 출신인 점을 강조해 온 현실에서 이웃 게레로 주 출신인 로페스가 핵심간부로 활동해 온 것은 특이한 경우라고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연방경찰 관계자는 "라 파밀리아는 이제 소그룹으로 남아있을 뿐이고 조직의 연계성은 없다"며 "이제 강도질을 하고 있는데 향후 더 취약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초아칸 주를 중심으로 서부 지역에서 몇 년간 마약거래와 기업보호비 명목으로 엄청난 돈을 끌어모으면서 공권력을 비웃던 라 파밀리아는 수뇌부가 사망 혹은 검거됨에 따라 급격히 쇠락의 길에 들어섰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그러나 라 파밀리아는 도로변 곳곳에 내건 현수막에서 최근에 발생한 일련의 강도사건에 그들이 관여되어 있지 않다고 반박하고 민간인들에게 피해를 주는 연방경찰은 물러가라고 촉구했다.
라 파밀리아는 또 자신들이 보통 사람들의 보호자라고 주장하고, 자신들과 경쟁 관계에 있는 또 다른 범죄조직 세타스로부터 민간인을 지켜준다고 약속하면 더 이상 활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협상을 제의했다.
이에 경찰은 어떠한 범죄조직과도 협상할 수 없다는 원칙론을 강조했다.
한편 지난달 31일 북부 태평양 연안의 마사틀란 시의 한 세차장에 무장강도가 난압, 직원 4명과 손님 2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승용차 2대에 나눠타고 온 괴한들이 주차장 입구를 막고 닥치는 대로 총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현지 주차장은 한때 중고자동차 매매업소가 영업하던 곳으로 범죄조직의 보호비 요구를 거부했다가 방화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