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트럼프 탄핵조사 결의안' 통과…트럼프 탄핵 절차 공식화

2019.11.01 07:23 입력 2019.11.01 07:32 수정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31일(현지시간) 미 의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조사 절차를 규정한 결의안의 가결을 선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31일(현지시간) 미 의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조사 절차를 규정한 결의안의 가결을 선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미국 하원이 3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탄핵조사 절차에 대한 규정을 담은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민주당 주도로 탄핵조사가 이미 시작됐으나 결의안을 통과시킴으로써 탄핵조사를 공식화한 것이다. 탄핵조사가 시작된 이후 처음 실시된 표결로 통과된 결의안은 현재 진행중인 탄핵조사 절차를 명확히 규정하는 내용이지만 의회의 공식 표결없이 시작된 탄핵조사는 불법이라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주장을 반박하려는 의도도 담고 있다. AFP통신은 “미 하원이 역사적인 투표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절차를 공식화했다”면서 “하원은 대통령 조사의 새로운 단계를 열었다”고 전했다.

미 하원은 이날 ‘하원이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탄핵하는 헌법적 권한을 행사할 충분한 근거가 있는지에 관한 현재 하원 조사의 일환으로 특정 위원회들이 진행중인 조사를 계속하는 것을 지시함’이라는 제목의 결의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32표, 반대 196표로 승인했다. 4명은 기권했다. 미 하원은 총 435석으로 현재 민주당 234석, 공화당 197석, 무소속 1석이며, 3석은 공석이다.

투표 결과를 분석하면 공화당 의원들은 3명이 기권하고 나머지 194명은 전원 반대표를 던졌다. 탄핵조사에 찬성한 공화당 의원은 한명도 없었다. 민주당은 공화당 성향이 강한 지역구 출신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제프 밴 드류·콜린 피터슨 등 2명이 반대했고, 1명은 기권했다. 나머지는 모두 찬성표를 행사했다. 공화당에 있다가 올초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며 탈당, 무소속인 저스틴 어매시 의원도 찬성표를 던졌다. 공화·민주 양당은 각자의 단결력을 과시한 셈이다.

A4용지 8쪽 분량의 결의안은 그동안 하원 정보위를 중심으로 외교위, 정부개혁감독위 등 3개 상임위원회가 진행해온 탄핵조사를 앞으로는 정보위 중심으로 진행하며, 비공개로 진행해온 증인들의 청취를 공개 청문회로 전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결의안에 따르면 정보위는 탄핵조사를 마치면 관련 내용을 법사위에 보고하며 법사위는 대통령 탄핵소추를 권고할지를 결정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 측 변호인들이 증인을 상대로 신문할 기회가 주어지는 등 트럼프 측이 탄핵 절차에 참여할 권리와 절차도 명시됐다. 백악관 측이 의회의 증인 신청·소환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내용도 포함됐다. 이는 과거 리처드 닉슨·빌 클린턴 전 대통령 탄핵 추진 때와 비슷한 규정이라고 AP는 전했다. 다만 백악관이 민주당이 요구하는 증인 출석 및 자료 제출을 계속해서 거부할 경우 제럴드 내들러 법사이원장이 트럼프 대통령 측의 요청을 거부할 수 있도록 했다.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오늘 하원은 국민이 직접 사실을 알 수 있도록 공개 청문회 절차를 확립해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이 모든 것의 성패는 다름 아닌 우리의 민주주의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 역사상 가장 큰 마녀사냥!”이라면서 “탄핵 사기가 우리 증시를 해치고 있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민주당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공화당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을 투표함으로는 이길 수 없다고 두려워하기 때문에”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 탄핵 시도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의 부패 의혹을 조사하라고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우크라이나를 압박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기로 했던 약 4억달러 규모의 군사원조와 젤렌스키 대통령의 백악관 방문 등을 연계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민주당은 추수감사절(11월 28일) 전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조사를 최종 마무리할 계획이다.

하원이 과반수 표결로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킬 경우 상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직 박탈 여부를 가리기 위한 탄핵재판을 실시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탄핵되려면 상원의원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 현재 상원 의석분포는 공화당 53석, 민주당 45석, 무소속 2석으로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정족수인 67명을 채우려면 공화당 상원의원 중 최소 20명이 찬성해야 한다. 공화당 하원의원 거의 전원이 탄핵조사에 반대한 것처럼 탄핵 찬성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공화당 상원의원은 한명도 없다. 이 때문에 탄핵소추안이 상원으로 넘어가더라도 가결될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추천기사

기사 읽으면 전시회 초대권을 드려요!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