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저널리스트 마리아 레사·드미트리 무라토프 수상

2021.10.08 18:05 입력 2021.10.08 20:03 수정

노벨평화상, 저널리스트 마리아 레사·드미트리 무라토프 수상

올해 노벨 평화상은 독립언론을 이끄는 두 명의 저널리스트에게 돌아갔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8일(현지시간) 올해의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필리핀 저널리스트 마리아 레사와 러시아 언론인 드미트리 무라토프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베리트 라이스안데르센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이들은 민주주의와 평화의 전제 조건인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라이스안데르센 위원장은 “자유롭고 독립적이며 사실에 근거한 저널리즘은 권력 남용, 거짓말, 전쟁 선전으로부터 대중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면서 “표현의 자유와 정보 접근권 같은 권리는 민주주의를 보호하기 위한 중요한 전제 조건”이라고 말했다.

10년 전 예맨 저널리스트이자 활동가 타우왁쿨 카르만이 노벨 평화상을 공동수상한 적이 있지만, 노벨위원회가 저널리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언론인들에만 평화상을 수여한 건 1935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독일 언론인 카를 폰 오시에츠키는 독일이 1차 세계대전 뒤 비밀리에 재무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한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마리아 레사는 필리핀 출신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이다. 그는 2012년 필리핀 탐사 저널리즘 매체인 ‘래플러(Rappler)’를 공동 설립해 로드리고 두테르테 정권이 벌인 ‘마약과의 전쟁’의 폭력성을 조명했다고 노벨위원회는 설명했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퍼지는 ‘가짜 뉴스’에도 집중해 왔다고 덧붙였다. 레사는 미국 CNN에서 20여년 동안 동남아시아 지역을 담당하는 수석 기자로 일했으며, 2018년 타임이 선정한 ‘올해의 인물’에 뽑혔다. 레사를 포함해 지금까지 노벨평화상 수상자 중 여성은 18명 뿐이다. 레사는 올해 노벨상을 받은 첫 여성이자 필리핀 첫 노벨상 수상자다.

드미트리 안드레예비치 무라토프는 러시아 언론인이다. 그는 1993년 러시아 독립 매체 ‘노바야 가제타’를 창립해 1995년부터 24년 동안 편집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7년에는 언론인보호위원회로부터 국제언론자유상을 받았다. 노벨위원회는 “노바야 가제타의 반대자들이 (매체에) 폭력과 살인으로 대응하면서 6명의 언론인이 살해당했지만, 무라토프는 신문의 독립성을 포기하지 않았다”며 “전문적이고 윤리적인 기준을 준수하는 한 언론인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쓸 수 있다는 ‘언론인의 권리’를 일관되게 옹호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BBC는 “언론인 마리아 레사와 드미트리 무라토프가 필리핀과 러시아의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용기 있는 투쟁을 벌인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고 평했다. 가디언은 “오늘날 저널리즘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게 인식되는 가운데 두 언론인이 2021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고 했다.

드미트리 무라포트(왼쪽). 마리아 세라. 위키피디아

드미트리 무라포트(왼쪽). 마리아 세라.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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