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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을 갖고 싶다"… 주택 뜯어 바다 위를 건넌 부부

2021.10.17 08:08 입력 2021.10.17 08:38 수정

다니엘레 페니 부부가 집을 옮기고 있는 모습 | 트위터 캡처

다니엘레 페니 부부가 집을 옮기고 있는 모습 | 트위터 캡처

지난 11일 캐나다 뉴펀들랜드의 베이오브아일랜즈에선 집 한 채가 통째로 바다 위를 달리는 장관이 펼쳐졌다. 육지에 세워진 한 2층 주택을 통째로 뜯어내 금속 프레임에 얹어 물 위에 띄운 뒤, 보트 여러대가 집을 끌어 옮기는 특이한 ‘이사’가 이뤄진 것이다.

CBC 등 캐나다 현지 매체들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이 특별한 이벤트의 주인공인 다니엘레 페니와 커크 러벨 부부의 사연을 소개했다. 이들은 아내 페니가 수년간 눈독을 들인 집을 갖기 위해 모험을 감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집은 100년이 넘은 고택이었지만, 낮은 천장과 고풍스런 내부 장식 등 오래된 집 특유의 분위기가 좋아 페니는 오랫동안 이 집에서 살고 싶다는 꿈을 꿔왔다.

멀찌감치에서 바라만 보던 페니가 ‘행동’을 결심한 것은 지난 6월 이 집의 주인이 건물을 허물고 다시 짓는 계획을 세우면서다. 두 사람은 이 집을 부수는 대신 자신들이 가져갈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고민하기 시작했고, 집을 통째로 들어올려 물로 옮기는 방안을 생각했다. 1960년대 이 지역에서 있었던 주민들의 재정착 과정에도 이런 방법이 쓰인 바 있기 때문이다. 육로로 옮기는 방법도 있었지만, 거리에 많은 전선들과 장애물이 있어 쉽지 않아 보였다.

두 사람은 집주인의 허락을 얻었지만, 수로를 이용해 집을 옮기는 건 도박과 같았다. 집이 심하게 침수되거나 가라앉을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남편인 러벨은 두 달여간 집을 띄우는 방법에 관한 정보를 찾아봤고, 다른 이들의 기술적 도움을 얻어 창고를 이용한 사전 연습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전은 쉽지 않았다. 부력 확보를 위해 집 아래에 여러 장치들을 마련했지만, 집은 이동하던 도중 점차 가라앉아 2층 창문이 수면에 닿을 정도였다. 집을 끌던 보트가 고장나 난감한 순간도 있었다. 다행히 주변 마을 사람들이 보트를 끌고 와 도와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부부의 집은 8시간이 넘는 사투 끝에 1㎞ 가량을 이동, 베이오브아일랜드의 북쪽 해안으로 이동하는데 성공했다. 부부는 당분간 집을 말린 뒤 개조 공사를 거쳐 입주할 예정이다. 페니는 “새 집을 짓는 것이 더 쉬웠을 것”이라면서도 “꿈이 실현되는 것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부부의 특별한 이벤트는 지역 주민들로 하여금 과거 재정착시대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앞서 1960년대 캐나다 정부는 흩어져 살던 이 지역 주민들을 한 데 모여 살게 하는 정책을 폈는데, 이사를 위한 지원금이 충분하지 않아 일부 주민들은 집을 통째로 옮기는 시도를 했다. 이사는 해야 하지만 새 집을 사거나 지을 자금이 있는 이들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술이 미비했던 시절이라 집이나 개인 소유물이 손실되는 사례가 다반사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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