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위기, 중국에 나쁜 선례 될 것…쿼드도 목소리 내야"

2021.12.20 17:06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막기 위해서는 유럽연합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물론 미국·일본·인도·호주 4개국 안보 협의체 ‘쿼드’(Quad)로부터도 적극적인 협력을 끌어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 내지는 군사적 위협이 실제로 일어나면 대만해협 안정 등 쿼드가 다루는 역내 안보 사안에서 중국에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논리다.

케네스 저스터 전 인도 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 17일 포린폴리시에 실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관한 쿼드 성명이 필요하다’는 제목의 기고에서 러시아 침공설로 고조된 우크라이나 위기가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중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적 대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대만해협,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중-인도 국경분쟁 등과 같은 이슈에서 중국이 공격적으로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국제사회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막지 못할 경우 쿼드 회원국들이 직접 연관된 갈등 사안에서 중국의 공세를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저스터 전 대사는 그러면서 쿼드 차원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를 경고하는 것이 쿼드 내 결속을 강화할 뿐 아니라, 아시아내 영향력 유지를 희망하는 러시아에게도 우크라이나 침공이 유럽 바깥에서도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7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인도 대사를 지낸 그가 쿼드에 주목하는 것은 중국과 러시아가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거부권을 행사하는 유엔이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효과적인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그는 “러시아가 문제를 일으킬 때 유엔이 미국과 우크라이나를 도울 것으로 기대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면서 “미국은 지역 기구나 쿼드와 같은 ‘소다자’ 협의체 를 통해서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과 인도의 경우 러시아와의 관계 때문에 러시아에 강한 목소리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은 러시아가 실효지배 중인 북방 쿠릴열도 영유권 분쟁을 원만하게 해결해야 하고, 인도는 러시아제 방공망 S-400 도입 등 러시아와 군사·경제 부문에서 ‘특혜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도 쿼드 등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역내 국가들의 동참에 반발해왔다.

우크라이나 동부의 한 지역에서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훈련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동부의 한 지역에서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훈련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