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음반 시장에서 35년 만에 LP 판매량이 CD를 추월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미국레코드산업협회(RIAA)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LP 판매량은 4100만장으로, 3300만장이 팔린 CD를 앞질렀다고 보도했다. LP가 CD보다 많이 팔린 건 1987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LP 매출액은 전년 대비 17% 상승해 12억달러(약 1조6000억원)를 넘어섰다. 이는 2020년 매출의 두 배에 가까운 것으로, LP 매출액은 지난해까지 16년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CD 매출액은 18% 떨어진 4억8300만달러를 기록했다.
LP는 지난해 물리 매체(CD, 카세트, DVD 등) 매출의 71%를 차지했다. 음원 스트리밍을 포함한 전체 레코딩 산업 매출에서 LP가 차지하는 비중은 7.7%로 나타났다.
1940년대 후반 등장한 LP는 기존 SP 레코드를 압도하는 긴 재생시간과 생생한 음질로 음반 시장을 지배했으나 1980년대 디지털 레코딩 기술을 바탕으로 한 CD 보급이 확산되면서 생산이 거의 중단됐다. 그러나 2010년대 이후 인디록 팬들을 중심으로 LP 음질이 CD를 능가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젊은층의 레트로(복고) 감성에도 부합해 판매량이 급증했다.
LP 판매량 증가는 스포티파이와 유튜브 등 음악 스트리밍 매출 증가와 궤를 같이 한다. RIAA에 따르면 스트리밍은 전체 레코딩 산업 매출의 84%를 차지한다.
지난해 유료 구독 스트리밍 서비스 매출은 8% 증가해 100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유료 구독 스트리밍 서비스 매출이 100억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1년 8400만명이었던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는 지난해 9200만명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디지털 음원 다운로드 매출은 전년 대비 20% 감소해 4억95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레코딩 산업에서 디지털 음원 다운로드 매출이 차지한 비중은 3%로 집계됐다. 이는 10년 전인 2012년(43%)과 비교해 40%포인트 이상 감소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