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부패 혐의 조사받는 스페인 총리···“공무 중단하고 다음주 거취 정하겠다”

2024.04.25 13:12 입력 2024.04.25 14:58 수정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AFP연합뉴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AFP연합뉴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법원이 아내의 부패 혐의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데 반발해 사임 가능성을 시사해 파문이 일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엘파이스 등 현지 매체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산체스 총리는 이날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서한을 통해 “정부를 계속 이끌어야 할지 아니면 (총리직이라는) 명예를 버려야 할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면서 앞으로 며칠 동안 모든 공무를 취소하고 숙고한 뒤 오는 29일 거취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산체스 총리의 돌발 선언은 이날 오전 마드리드 법원이 산체스 총리의 아내 베고냐 고메스에 대한 예비 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한 이후에 나왔다.

엘파이스는 법원의 발표에 분노한 산체스 총리가 의회를 떠나 관사로 돌아간 뒤 가족 및 친구들과 상의해 서한을 작성했으며 그의 측근들도 이 사실을 미리 알지 못했다고 전했다.

법원에 고메스를 고발한 것은 극우단체 마노스 림피아스(‘깨끗한 손’)다. 마노스 림피아스는 고메스가 2022년까지 마드리드 IE 비즈니스스쿨 아프리카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항공사 에어유로파와 그 지주회사인 글로발리아로부터 특혜를 받았으며 에어유로파가 스페인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는 데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스페인 정부의 이해충돌 감사 기구는 지난달 에어유로파에 대한 구제금융이 고메스와 관련돼 있다는 국민당(PP)의 제소를 기각한 바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산체스 총리는 이번 사안을 자신에 대한 우파 진영의 정치적 공격으로 간주하고 있다. 산체스 총리는 이날 서한에서 보수 정당인 국민당의 알베르토 누녜스 페이호 대표와 극우 정당인 복스의 산티아고 아바스칼 대표가 공모해 자신의 아내를 음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페이호 대표는 “총리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면서 “총리가 해야 할 일은 해명하는 것이다. 전혀 거리낄 게 없다면 왜 해명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사회노동당과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좌파 성향 정당 수마르의 욜란다 디아스 대표는 엑스를 통해 “우파 진영의 공세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국민들의 삶을 크게 향상시켜온 민주주의, 진보 진영, 연정의 정당성을 지켜내야 한다”고 말했다.

2018년부터 총리를 지내고 있는 산체스는 고비마다 과감한 승부수를 통해 위기를 돌파해왔다. 그는 지난해 5월 지방선거에서 국민당과 복스 연합에 패하자 의회를 해산하고 두 달 뒤 조기 총선을 실시했다. 산체스 총리는 총선에서 국민당에 제1당 자리를 내줬으나 소수 정당들과 연정을 구성하면서 연임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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