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자 치료 사각지대 위기"

2017.10.12 13:18

■우울증 등 CRPS정신건강 전담 진료교수 외래 ‘파행’ 우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환자들을 전담하던 강도형 교수의 외래진료가 최근 갑자기 중단돼 환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나섰다.

12일 한국CRPS환우회와 서울대병원 등에 따르면, 현재 강 교수는 연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는 상태이며 강 교수가 보던 환자들은 같은 과의 다른 교수들이 진료를 담당하고 있다. 강 교수는 그 동안 주 2회의 일반 진료와 2회의 특수클리닉 진료를 해왔다.

이와 관련 병원 측은 ‘병원에 와도 더 이상 강 교수의 진료를 받을 수 없고, 다른 교수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환자들에게 발송했다.

만성통증과 외상이 전공분야인 강 교수는 관련 논문을 여러 편 발표하는 등 CRPS로 인한 정신과 치료를 주도하고 있으며, 전국에서 환자가 몰려 많게는 하루 100~150명이나 진료를 받는다.

이번 진료 중단은 선배 의사 등 해당 진료과 일부 구성원과의 심한 갈등과 병원 측의 견제·압력 등이 큰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강웅구 주임교수겸 진료과장은 “(진료 중단과 관련)압력 같은 것은 절대 없다. 한 밤중에 강도형 교수가 문자메시지로 사직 의사를 밝힌 뒤 다음날부터 연가를 갔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라며 “오히려 나를 비롯한 다른 교수들이 강 교수의 환자들을 대신 담당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환우회 이용우 회장은 “환자들을 헌신적으로 돌보던 강 교수가 병원 측의 사퇴 압박을 못 이기고 결국 진료를 못하게 된 것”이라며 “CRPS환자들이 치료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됐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상당수 환자들이 다른 교수의 진료 과정에서 기존 처방을 못 받거나 질책을 당하기도 하고, 심지어 꾀병으로 의심받는 등 “매우 힘들다”는 호소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극심한 통증과 정신건강의 어려움을 겪는 환우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누가 그 책임을 질 것인가”라며 “이번 국정감사에서 ‘강도형 교수 외래진료 중단’ 사태의 진상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당초 사직을 결심하고 휴가를 냈으나 다시 복귀의사를 밝힌 것으로 안다고 이 회장은 전했다.

CRPS란 만성 신경병성 통증과 이와 동반된 자율신경계 기능 이상, 피부 변화, 기능성 장애를 특징으로 하는 질환이다. 교통사고, 산재, 외상, 수술후유증 등으로 인해 발병한 환자들이 많다.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적, 심리적 불안정이 동반될 가능성이 높다. 연간 국내 진료 환자가 5000여 명이지만 숨은 환자까지 합치면 1만명이 넘을 것으로 학계는 추정한다. 국내외에서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등록되어 있다.

이번 CRPS환자 외래 사태를 비롯한 당면한 문제들에 대해 복수의 국회의원실에서 자료 제출을 서울대병원 측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오늘부터 열리는 정기국회 국정감사에서 상당한 이슈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