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바꾼 당신의 하루

2018.04.11 06:00 입력 2018.04.11 06:01 수정

눈뜨자마자 대기 수치 체크 ‘꼼꼼’

나갈 땐 스모그 패션으로 ‘꽁꽁’

집에 오면 공기청정기·건조기 ‘쌩쌩’

지난달 패션쇼에서 화제가 된 일명 ‘스모그 패션’. 헤라서울패션위크 제공

지난달 패션쇼에서 화제가 된 일명 ‘스모그 패션’. 헤라서울패션위크 제공

회사원 최영하씨(41·가명)는 요즘 아침에 눈뜨자마자 가장 먼저 미세먼지 수치를 확인한다. 외출할 땐 초등학생 딸에게 마스크를 씌우고 본인도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한다. 최씨는 “마스크 사용이 많아져 홈쇼핑에서 60개 세트제품을 구입했다”며 “단순히 미세먼지 마스크라도 디자인이 예쁜 게 많은 걸 알고 놀랐다”고 말했다.

미세먼지가 마스크를 비롯한 패션, 가전, 홈케어 등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봄철 소비를 바꾸고 있다. 미세먼지는 패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세먼지와 황사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얼굴을 가리는 디자인의 옷을 찾게 되면서 일명 ‘스모그 패션’(대기오염 패션)이 유행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3월 열린 서울패션위크에서는 다양한 디자인의 마스크와 두건, 얼굴을 가리는 아우터 등의 의상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오염에 대한 공포가 패션에 반영되며 마스크와 복면이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말이다.

이미지 스타일리스트 윤혜미씨는 “올해 많은 패션 브랜드들이 방수·방진 기능을 강화한 다양한 기능성 소재 의상들을 선보이고 있다”며 “‘스모그 패션’이 봄철 환절기 패션을 넘어 트렌치코트나 선글라스 같은 전 시즌 아이템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노스페이스 프로텍션 재킷과 마스크

노스페이스 프로텍션 재킷과 마스크

유아동업계에서는 외부환경에 취약한 아이들을 위한 유아 전용 제품을 출시하며 적극 대응하고 있다. 유아복 브랜드 에뜨와는 올봄 미세먼지 차단 기능을 강화한 의류 제품을 선보였다. 외출 시 쉽게 휴대할 수 있도록 가벼운 소재를 사용했고, 모자 제품의 경우 미세먼지와 자외선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차양을 넓게 디자인했다. 세탁도 용이하도록 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유아 전용 미세먼지 마스크도 인기다. 아가방이 지난해 내놓은 KF80의 유아 전용 마스크인 ‘숨쉬는 마스크’는 최근 3개월간 판매량이 90% 상승했다.

미세먼지 이슈와 함께 봄철 대청소 시기가 시작되며 각종 ‘집청소’ 아이템 매출도 상승 중이다. 온라인마켓 위메프의 올해 1분기 ‘홈케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제약업계에서는 미세먼지로 뻑뻑해진 눈과 코를 씻어내는 세정제를 밀고 있다. ‘아이봉’을 수입판매하는 동아제약 관계자는 “미세먼지가 연중 계속되면서 마스크, 구강청결제와 함께 안구세정제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져 최근 누적 판매량 100만개를 넘었다”고 전했다. 콧속 이물질을 세척하는 나잘 스프레이 제품도 판매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식음료업계에서는 ‘미세먼지 해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제품’ 마케팅이 이어지고 있다. 면역력에 도움을 주는 홍삼 제품이 특수를 누리는 가운데 녹차와 보리차 등 수분보충을 도와주는 각종 음료류 및 해조류 제품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가전업계는 거의 모든 제품이 ‘미세먼지와의 전쟁’ 중이다.

모듈형으로 분리·결합이 가능한 삼성 큐브 공기청정기

모듈형으로 분리·결합이 가능한 삼성 큐브 공기청정기

가장 대표격인 공기청정기의 경우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기존 거실용에서 방방마다 하나씩 들여놓는 제품으로 변모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2월 출시한 ‘큐브’는 모듈형으로 생긴 2개의 공기청정기를 분리·결합할 수 있는 모델이다. 스웨덴 기업 블루에어도 올해 소형 공기청정기 ‘블루 퓨어 411’을 출시했다. 15㎡ 공간에 사용하기 적합한 소형 공기청정기로, 역시 공기청정기 수요가 각 방으로 확대되고 있는 데 따른 전략으로 풀이된다.

LG 트롬 건조기

LG 트롬 건조기

빨래건조기 역시 미세먼지 때문에 히트상품이 됐다. 미세먼지가 심해지며 밖에서 옷을 말리기 쉽지 않고, 옷 자체가 미세먼지를 흡착하면서 미세먼지를 효율적으로 떨어내주는 건조기가 입소문을 타고 주부들의 인기상품이 된 것이다. 무선청소기도 최근 나오는 제품들은 대부분 헤파필터를 적용해 미세먼지가 밖으로 나오지 않도록 하고 있고, 에어컨은 공기청정 기능을 더했다.

관련 유통업계는 ‘미세먼지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마트의 지난달 공기청정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3% 증가했다. 조용욱 이마트 가전바이어는 “황사와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공기청정기, 스타일러, 건조기 등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생소했던 상품들의 매출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전체 가전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며 “공기청정기 시장이 차량용으로 확대되는 등 관련 상품 매출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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