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호 생존자 “구조하는 줄 알고 ‘살려달라’ 외쳤는데 해경은 그냥 지나쳤다”

2015.09.06 13:39 입력 2015.09.06 14:02 수정

추자도 해역에서 전복된 낚싯배 돌고래호의 선장은 바다에 빠진 사람을 구하려다 파도에 휩쓸려 떠내려갔다고 생존자들은 전했다. 해경은 사고해역에 도착했으나 구조를 요청하는 사람들의 소리를 듣지 못하고 지나쳤다는 증언이 나왔다.

돌고래호 생존자 이모씨(49·부산시)는 6일 오전 제주시 한라병원에서 배간 전복된 후 구조될 때까지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그는 “배가 출발한지 20분 정도 지나 ‘꽝’하는 소리가 나고 옆으로 뒤집혔다. 뱃머리 앞쪽 지하실이 있다. 몇 명은 자고 있었다. 비가 와서 조끼를 벗어놓고 자고 있었다. 나도 지하에 있었는데 배가 뒤집힐 때 올라왔다. 5명 정도는 못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6일 제주 한라병원에서 돌고래호 침몰사고 생존자 이모씨(49)가 치료를 받고 있다./박미라기자

6일 제주 한라병원에서 돌고래호 침몰사고 생존자 이모씨(49)가 치료를 받고 있다./박미라기자

그는 “구명조끼 입은 사람은 둥둥 떠다니고 없는 사람은 배 난간을 잡았다. 나를 포함해 6명쯤이 잡고 있었다. 선장은 ‘뭐를 틀면 해경과 연결돼 구조하러 온다. 걱정마라. 금방 올거다’라고 했다. 선장은 바다에 떨어진 사람을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하려고 손을 잡다가 너울에 떨어져 나갔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기다려도, ‘살려주세요’라고 외쳐도 해경이나 지나가는 배가 없었다”라며 “몇 시간을 떠 있었다. 많이 떠내려간 것 같다. 비가 많이 오고 너울이 크게 일어 지나가는 배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해경하고 배 척이 지나갔다. 우리를 구조하는 줄 았았는데... 아무리 불러도 헤드라이트도 비추지 않고 지나갔다”며 “힘에 부쳐 6명 중 한사람씩 떨어져 나가고 30분만 더 버텨보자 한시간만 버텨보자 했는데...더 이상 버틸 힘이 없는데 지나가는 어선이 와서 구조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온 이 씨 팀 12명은 애초 6일 철수할 계획이었는데 비가 와서 조기에 철수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생존자 박모씨(38)는 “너울이 많았다. 시동이 꺼지면서 선장님이 밖에 나가야 된다고 했다. 일어나서 나갔는데 물이 다 찼더라. 최대한 빨리 나왔는데 나가자마자 동시에 배가 뒤집혔다. 살아계신 분들은 난간잡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구명조끼는 비가 많이 와서 축축해서 옆에 놔두고 잠들었다. 몇 명 빼고 거의 안 입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너울 때문에 난간을 놓친 분도 있었다. 시동이 꺼짐과 동시에 선장이 다 나가라고 했다. 제가 제일 마지막에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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