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일본 다이지산 돌고래 수입 불허…한국 ‘최대 수입국’ 오명 벗는다

2016.01.31 21:40 입력 2016.01.31 21:51 수정

‘폐사 은폐’ 울산 고래생태체험관 또 수입신청…해수부도 사실상 반대

한국의 수족관에서 볼 수 있는 돌고래의 대부분은 돌고래 학살로 악명 높은 일본 와카야마현 다이지마을에서 온 개체들이다. 최근 5년 동안 수입된 큰돌고래 20개체가 모두 일본 출신인 탓에 한국은 이 마을 돌고래 최대 수입국이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쓰고 있다.

특히 잇따른 돌고래 폐사에다 폐사를 은폐한 사실까지 드러난 울산 남구 고래생태체험관이 큰돌고래 2마리를 추가로 이 마을에서 수입하려 한 것에 대해 환경단체·동물보호단체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상태다.

2014년 7월7일 울산 남구 고래생태체험관의 좁은 수조에 돌고래가 갇혀 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2014년 7월7일 울산 남구 고래생태체험관의 좁은 수조에 돌고래가 갇혀 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울산 남구청은 큰돌고래 두 개체를 수입하려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지난 14일 수입을 보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고래생태체험관에서는 2010년 이후 돌고래 8개체 중 5개체가 폐사한 바 있다.

그러나 울산 남구는 물론 국내 어느 기관·전시시설도 다이지마을 돌고래를 수입하는 것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멸종위기 동물 수입의 허가권을 가진 환경부가 처음으로 다이지마을로부터 돌고래를 수입하는 것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장하나 의원실(더불어민주당)이 26일 환경부에서 제출받은 ‘울산 남구 고래생태체험관의 멸종위기 큰돌고래 추가 수입에 대한 입장’에 따르면 환경부는 “한국동물원수족관협회 등과 협의해 일본 다이지마을로부터의 돌고래 수입은 자제를 권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돌고래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도 다이지마을 큰돌고래 수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큰돌고래를 ‘보호 대상 해양생물’에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환경부와 해수부 모두 울산 남구의 다이지마을 돌고래 수입에 우려를 표명하게 된 것에는 국제적인 비난 여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세계동물원수족관협회는 잔인한 살육·포획을 이유로 지난해 5월 다이지에서 포획한 돌고래를 구매할 경우 회원자격을 박탈할 것을 선언했고, 일본동물원수족관협회도 이를 받아들였다. 환경부 영산강유역환경청과 국립생물자원관은 2013년 1월 제주 퍼시픽랜드의 돌고래 수입 신청을 불허하면서 “다이지는 국제적으로도 돌고래류의 무분별한 남획, 사살로 지탄받는 지자체로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신을 저해할 위험성이 있다”고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장하나 의원은 “환경부는 기존에 야생돌고래 포획의 비윤리성을 명백히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편법적인 수입을 눈감아왔다”며 “이제부터라도 돌고래를 포함해 멸종위기 동물의 국제간 거래에 보다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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