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수컷 북부흰코뿔소 ‘수단’ 숨지다

2018.03.20 20:39 입력 2018.03.20 21:44 수정

마지막 남은 수컷 북부흰코뿔소 ‘수단’이 숨졌다. 케냐 올페제타 자연보호구역 트위터

마지막 남은 수컷 북부흰코뿔소 ‘수단’이 숨졌다. 케냐 올페제타 자연보호구역 트위터

지구상 마지막 ‘북부흰코뿔소’ 3마리 중 1마리가 숨을 거뒀다. 하나 남은 수컷이 죽었다. 이제 이 종은 완전히 사라진다.

BBC 등은 수컷 북부흰코뿔소 ‘수단’이 19일(현지시간) 케냐 올페제타 자연보호구역에서 45세로 영원히 잠들었다고 20일 전했다. 이 나이든 코뿔소는 근육과 뼈에 걸친 퇴행성 질환과 피부 상처로 고통받아왔다. 수단이 서지도 못할 정도로 힘겨워하자 의료진은 결국 그를 안락사하기로 결정했다. 올페제타는 트위터로 수단의 죽음을 알렸다.

수단이 세상을 떠나면서 이제 지구상에는 ‘나진’과 ‘파투’, 2마리 암컷만 남았다. 나진은 그의 딸, 파투는 그의 손녀다.

수단이 눈 감기 전까지, 사람들은 이 종을 지키기 위해 무진 애를 썼다. 아프리카 수단에서 태어나 체코 동물원에서 살던 수단을 2009년 케냐로 옮겨 온 것은 ‘종의 생존을 위한 마지막 기회’를 살리기 위해서였다. 보다 자연적인 환경을 만들어 교배를 성공시키려 했다. 하지만 성과는 없었다. 4년전 이미 수단은 더이상 생식이 힘들겠다는 판정을 받았다.

“지구상 마지막 남은 수컷 북부흰코뿔소 수단, 45세, 2018년 3월19일 케냐 올페제타 보호구역에서 숨지다.” 올페제타 자연보호구역 트위터

“지구상 마지막 남은 수컷 북부흰코뿔소 수단, 45세, 2018년 3월19일 케냐 올페제타 보호구역에서 숨지다.” 올페제타 자연보호구역 트위터

케냐는 수단을 나진과 파투에 인공수정해 새끼를 낳게 하려했다. 역시 실패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사파리공원에서도 흰코뿔소 아기 만들기에 나섰다. 미리 냉동보관해둔 북부흰코뿔소 정액과 난자를 체외 수정해 남부흰코뿔소 암컷 자궁에 착상시키려 했다. 그러나 아직 성공 소식은 없다.

▶지구상 단 3마리, 북부흰코뿔소 ‘대리모 작전’ 성공할까

기술이 더 발전하면 언젠가 종의 부활이 이뤄질 수도 있다. 사람들은 수단의 시신에서 유전자를 채취했다. 샌디에이고 공원 등은 이 종의 정액과 난자를 냉동보관 중이다. 북부흰코뿔소의 전체 게놈을 분석하는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인류가 자신의 손으로 지구상 또 한 종을 절멸시켰다는 사실은 지워지지 않는다. 체코 드부르 크랄로베 동물원에서 수단과 함께 했던 얀 스테스칼은 AFP통신에 “수단은 야생에서 태어난 마지막 북부흰코뿔소였다”면서 “그의 죽음은 인류가 얼마나 자연을 해치고 있는지 보여주는 참혹한 상징이다. 수단을 아는 모든 이들이 그의 죽음에 슬퍼한다”고 말했다.

동물보호단체 ‘세이브더라이노’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아프리카에서 코뿔소 7245마리가 밀렵으로 숨졌다. 지난해에만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코뿔소 1028마리가 숨졌다. 지금 아프리카에 남은 코뿔소는 모든 종을 합해서 2만6543마리를 넘지 않는다. 그 대부분은 남부흰코뿔소다. 아프리카 바깥으로는 남아시아에 163마리, 아시아 다른 지역에 3500여마리가 남아있다. 세계야생기금(WWF)의 배스 휴브레츠는 AFP통신에 “코뿔소 뿔에 대한 탐욕이 멈추면 죽음도 멈춘다. 이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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