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안 팔면 덴마크 안 간다” 트럼프, 정상외교 일정 일방 취소

2019.08.21 21:11 입력 2019.08.21 21:15 수정

국토 매입 뜻 공개 발표에

덴마크 총리 “터무니없다”

중국 이외 희토류 공급처로

러 견제 군사 요충지 확보도

“그린란드 안 팔면 덴마크 안 간다” 트럼프, 정상외교 일정 일방 취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2주 뒤로 예정됐던 덴마크 방문을 취소한다고 20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를 매입하고 싶다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터무니없다”고 일축한 것을 문제 삼았다. 애초부터 다른 나라의 국토를 팔라고 공개적으로 주장한 것은 상식에 반하는 일인 데다, 정상외교 일정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것은 외교적 결례라는 비판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덴마크는 놀라운 사람들이 사는 아주 특별한 나라인데,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의 발언에 따르면 그는 그린란드 매입에 대해 논의하는 데에 관심이 없다”면서 “2주 뒤에 예정된 우리의 만남을 취소하고 다음 기회로 미룰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덴마크) 총리는 매우 직설적인 태도를 취함으로써 미국과 덴마크 모두를 위해 많은 비용과 노력을 절약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그에게 감사하며 향후 언젠가 다시 일정을 잡기를 고대한다”고 했다. AP·AFP통신은 백악관 대변인이 “덴마크 방문은 취소됐다”고 공식 확인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세계대전 발발 80주년을 추념하기 위해 폴란드를 방문한 다음 이달 말쯤 덴마크를 방문한다는 계획이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르그레테 덴마크 여왕의 초청을 받았으며, 프레데릭센 총리 등 다양한 사람들과 회동하게 될 것이라고 지난달 말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그린란드 문제가 불거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덴마크 방문은 전격 취소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기자들과 만나 “기본적으로 이것은 대규모 부동산 거래”라며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프레데릭센 총리가 그린란드를 방문해 “터무니없다” “황당하다”고 일축하는 등 덴마크가 싸늘한 반응을 나타내자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외교 일정까지 취소한 것은 그만큼 그린란드 매입에 진지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은 왜 그린란드를 사고 싶어 하나’라는 기사에서 그린란드에 거대한 양의 희토류가 매장돼 있다고 지적했다. 희토류는 휴대전화와 컴퓨터, 전기차 등에 필수적인 물질로, 미국 기업들은 희토류 공급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기대고 있다. 중국이 미·중 무역전쟁에서 희토류를 무기화할 뜻을 드러낸 만큼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이외의 희토류 공급처가 필요했고, 이 때문에 그린란드에 눈독을 들였다는 것이다.

또 러시아와 가까운 그린란드를 매입하면 러시아를 견제하는 군사적 요충지를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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