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글밭속으로]미사일 디펜스/사슬이 풀린 뒤

2002.03.01 17:18

▲미사일 디펜스

지도자의 요건은 탁월한 리더십 이전에 정신적·육체적 건강이랄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데 언필칭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이며 경찰국가라는 미국이 심각한 병을 앓고 있다면? 저자들은 미국이 강행하려는 미사일방어(MD) 사업이 사실은 ‘질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단언한다. 즉 미국은 자신이 도덕적·군사적으로 다른 나라의 견제를 받지 않는 절대적 존재가 돼야 한다고 믿는 정신질환과, 방위산업의 이해관계가 과도하게 정책에 반영되는 소화기질환을 동시에 앓고 있다는 것이다. ‘악의 축’ 발언 이후 미국에 대한 비판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이때 한번쯤 읽어볼 만한 책. 김기협 외 옮김. 1만2천원.

/손동우기자/

▲사슬이 풀린 뒤

동전(東田) 오기영. 1909년에 태어나 신문기자 생활을 했다. 37년 흥사단사건에 연루돼 일터를 잃었다. 해방 이후 다시 기자로 활동하다 49년 북으로 갔다. 저명한 독립투사도 아니고 북한에서 대단한 영예를 누린 인물도 아닌, 한 자유주의적 지식인일 뿐이다. 그러나 그는 3·1 독립만세운동으로부터 8·15 해방까지의 가족사를 생생하게 그린 이 책으로 이제 다시 자신의 이름을 되찾는다. 아버지, 형, 아우, 막내누이와 매제까지 온 가족이 독립투쟁에 뛰어들어 고민하고 싸우는 모습을 박진감 있게 펼쳐낸 이 수기는 48년 출간된 후 묻혀 있다가 이번 3·1절을 맞아 복간됐다. 9,500원. /김민아기자/

▲방랑

사진작가 김홍희는 “부산에서 태어난 나에게 해는 일상이자 희망이었는데 마흔 무렵(1959년생) 변산의 지는 해를 보고 전율했다”고 한다. 그후 부지런히 변산바다를 찾았고 삶의 편린들을 모아서 사진산문집(사진 46컷·글 19편)을 엮었다. 인생의 한 굽이를 돌아선 작가에게 변산이란 공간은 방랑의 종착점 같은 곳. 오후의 긴 그림자가 드리워졌거나 아예 컴컴해진 풍경들 속에서 자주색 노을과 코발트색 하늘, 황금색·초록색 불빛이 보석처럼 반짝인다. 변산이 애잔한 어둠에 싸여 아름다움을 되찾는다. 소멸하는 것들에 대한 경의, 방랑 끝의 침착한 숙고, 시간의 도도함과 그 앞에 겸손해진 인간의 고백. 9,800원.

/한윤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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