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KBS‘자매 대립’다룬 일일드라마 4편 선보여

2002.07.01 15:52

‘싸늘한 자매대결 이야기로 월드컵 열기 식히세요’

월드컵 열풍으로 뜨거웠던 안방극장에 여인들의 냉전이 몰아칠 전망이다. 최근 시작한 새 일일드라마들이 한결같이 자매간의 갈등과 경쟁을 그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불꽃튀는 격전지는 저녁 일일극이다. 각 방송사의 메인뉴스 직전에 편성돼 뉴스 시청률의 명암마저 좌우하는 탓이다. 월드컵 이전까지 KBS 1TV ‘뉴스9’에 압도당했던 MBC ‘뉴스데스크’의 부진 역시 이와 무관치 않았다.

따라서 MBC는 KBS 1TV보다 한주 앞선 지난달 24일부터 ‘인어아가씨’를 편성, 일찌감치 ‘시청자 붙들기’에 들어갔다.

‘인어아가씨’는 자신과 생모를 버린 친아버지에 대한 인기 방송작가 아리영(장서희)의 복수극. 그와 이복자매인 일간지 문화부 기자 예영(우희진)과 날카로운 대립각을 만든다. 예영은 자신의 친어머니인 탤런트 수정(한혜숙)을 괴롭히는 작가 아리영이 건방지다며 긁어대려 하고, 아리영은 예영의 약혼남 주왕(김성택)을 빼앗으며 맞불을 놓는다.

1일 첫 방송된 KBS 1TV ‘당신옆이 좋아’에서도 한 남자를 둘러싼 자매의 갈등이 묘사된다. 적극적이고 솔직·대담한 주인공 문희(하희라)의 첫사랑 병진(이재룡)을 동생 재희(정혜영)가 가로챈다. 수수한 외모에 소박한 성품을 지닌 문희는 세련되고 애교 넘치는 스타일의 재희와 일상에서 사사건건 부딪친다. 재희에 대한 어머니의 편애도 문희로서는 가슴아픈 대목. 종국에는 문희의 성공을 통해 재희가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인생관을 뒤바꾸게 된다.

역시 1일부터 방송된 MBC 아침 일일극 ‘황금마차’(월~토 오전 9시)도 극명하게 엇갈리는 이복자매의 운명이 흥미를 제공한다. 언니 유정(임지은)은 뛰어난 미모와 지성을 갖춘 방송국 아나운서. 하지만 대학시절 남자친구와의 사이에 아버지 없는 아이를 낳고 만다. 정작 아이를 맡아 기르는 쪽은 착하고 맑은 성격의 동생 순정(엄지원)이다. 둘은 결국 한 집안의 형제와 각각 결혼하며 끝까지 갈등을 겪는다.

한편 15일부터 방영되는 KBS 2TV 일일극 ‘결혼합시다’(월~금 오후 9시20분)도 서로 정반대인 자매의 성품이 대조를 이룬다. 결혼정보회사 대표인 어머니의 첫째딸 수경(이아현)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남편의 아이를 키우며 지고지순한 사랑을 지켜가는 인물. 반면 동생 여경(임지은)은 매사에 차갑고 계산적인 이기주의자다.

공교롭게도 모두 자매간의 대립으로 ‘국화빵’이 돼버린 일일극들이 소재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방송의 천편일률적인 제작 관행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야기 구조의 짜임새와 연출력에 각 드라마의 흥행 성공 여부가 달린 셈이다.

/허유신기자 whyn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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