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소리 공부방

(4)구구단-곱셈 배우고 외워라

2005.08.01 15:48

초등학교 1학년 담임때였다. 겨울 방학이 다가올 무렵 예닐곱 아이들이 구구단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 아이들은 ‘지금 구구단을 외워야 잘 하게 된다’며 다른 아이들에게 부담을 주었다. 미리 외울 필요가 하나도 없고, 2학년 2학기 구구단을 공부할 때 쉽게 외울 수 있다고 말해주어도 겁이 난 아이들에게는 큰 위로가 되지 못했던 것 같다. 자기가 바보가 아닐까 아이들을 두렵게 하던 구구단 외우기 바람은, 결국 6단 넘게 외우는 아이들이 하나도 없게 되고 잠잠해졌다.

과연 아이들이 구구단을 먼저 외우면 좋은가? 단연코 아니다. 구구단은 곱셈을 공부한 다음에 외우는 것이 좋다. 곱셈을 공부하는 과정은 이렇다. 먼저 묶어세기 놀이를 한다. 신발이 짝으로 놓여있을 때, 공기놀이를 할 때, 과자 속에 든 작은 과자의 수를 셀 때 등 아이들이 생활에서 묶어세기 놀이를 하는 경우는 많다. 그런 다음, 같은 수를 여러 번 더해서 합을 구한다. 같은 수를 여러 번 더하는 것을 간단하게 곱셈으로 바꿀 수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충분히 곱셈의 의미나 편리함을 알고, 또 공부하는 과정에서 덧셈 연습도 한번 더 하면서 구구단을 외워야 즐겁게 수학을 공부할 수 있는 것이다.

구구단을 즐겁게 외울 수 있게 도와주는 놀이가 몇 가지 있다.

먼저 두꺼운 도화지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많이 준비한다. 그리고 앞면에는 곱셈을, 뒷면에는 곱을 쓴다. ‘6×1’이라고 쓰여진 카드 뒷면엔 ‘6’, ‘6×2’ 뒷면엔 ‘12’ 식으로 ‘6×9’ ‘54’까지 카드 9장을 순서대로 쌓아놓는다. 먼저 6×1을 보여주며 ‘육일은’ 하고 읽는다. ‘6!’ 이라고 대답하면 카드를 뒤집어서 옆에 놓는다. 그러면 아이는 6과 6×2를 동시에 보면서, ‘육이는’ 하고 읽게 된다. 머리 속으로는 6과 6을 더한다. 12라고 대답을 하면 다시 뒤집어서 옆에 놓는다. 이번에는 12와 6×3을 동시에 보면서 ‘육삼은’ 하고 읽고, 속으로 12와 6을 더해서 18이라고 대답한다. 카드를 뒤집는 재미로 놀이처럼, 또 마음 속으로 덧셈을 하며 구구단을 어렵지 않게 외울 수가 있다.

구구단을 어느 정도 외운 다음에 할 수 있는 놀이도 있다. 수카드 1에서 9까지 두 짝을 준비한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번갈아가며 수카드를 두 장씩 뽑아서 해당하는 구구단을 외운다. 그리고 곱이 더 큰 사람이 간식을 하나씩 먹는 놀이이다. 또, 종이에 1부터 100까지 써놓고, 수카드 두 장씩 번갈아가며 뽑은 다음, 곱을 구해서 각자 자기 수에 자기 표시를 하는 놀이를 할 수도 있다.

아이들과 이런 놀이를 몇 번 같이 하면 더 하고 싶다고 조른다. 자기가 좋아서 구구단을 외우게 되는 것이다.

〈조성실| 서울누원초등학교 교사 ‘즐거운 수학 시간 만들기 1, 2’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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