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충무로 멜로 물결…14편 잇달아 개봉

2005.09.01 15:57

사진 위부터 ‘새드무비’ ‘사랑니’ ‘소년, 천국에 가다’ ‘종려나무 숲’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사랑을 놓치다’.

사진 위부터 ‘새드무비’ ‘사랑니’ ‘소년, 천국에 가다’ ‘종려나무 숲’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사랑을 놓치다’.

멜로의 계절이다. 8일 개봉하는 ‘외출’을 필두로 9~11월 사이 예정된 개봉작 중 멜로 범주에 포함되는 한국영화가 총 14편이다. 같은 기간 많아야 5편 안팎이던 예년에 비하면 폭증한 수치다. 9월 중 ‘너는 내 운명’ ‘종려나무 숲’ ‘사랑니’ ‘동백꽃’이 개봉을 앞두고 있고 10월 ‘새드무비’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로망스’, 11월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 ‘사과’ ‘사랑을 놓치다’ ‘소년, 천국에 가다’ ‘애인’ ‘파랑주의보’가 예정돼 있다.

편수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영화 속 사랑 이야기 또한 한층 다층적이고 복잡해진 것이 올해 멜로영화들의 주된 특징. 주연급 등장인물이 4쌍, 5쌍에 이르는가 하면 시공을 오가며 사랑을 한다는 생소한 설정도 많다. 기존처럼 청춘남녀 1쌍의 사랑 이야기만으로는 관객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게 올해 충무로의 판단인 듯하다.

정우성·임수정, 차태현·손태영, 염정아·여진구, 신민아·이기우 등 4쌍의 화려한 멤버를 기용한 ‘새드무비’는 세상에는 수많은 종류의 이별이 있다는 생각을 영상화한다. 절대적으로 슬픈 이별, 납득할 수밖에 없는 이별, 희망을 기약하는 이별 등 ‘이별종합세트’를 보여주겠다는 계획이다. ‘S다이어리’의 권종관 감독 작품이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엄정화·황정민, 임창정·서영희, 주현·오미희, 김수로·김유정, 윤진서·정경호 등 5쌍을 등장시켜 사랑의 여러 측면을 보여주겠다는 뜻을 내세운다. 가난한 사랑과 철없는 사랑, 아기에 대한 순수한 사랑에 이르기까지를 현실에 근거해 담아내겠다는 게 기획 의도. 이 영화 제정훈 총괄프로듀서는 “젊은 연인들만의 영화를 넘어 아주머니들끼리, 엄마와 딸이 함께 보러 가도 즐거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은 문소리 1명에 남자 5명이 각자의 개성에 따라 은밀한 관계를 이야기하기도 한다.

시간과 세대를 초월한 다원적인 사랑 이야기를 그린 영화들도 적지 않다. ‘해피엔드’의 정지우 감독이 연출을 맡고 김정은이 주연한 ‘사랑니’는 30살의 잘 나가는 학원강사가 17살 남학생과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이다. 단순한 ‘연상녀 연하남의 나이차 극복기’가 아니라 17살 때 첫사랑의 기억이 현재를 과거로 만들면서 이야기는 시공을 넘나든다. 이를 통해 한 여자가 느끼는 사랑의 패턴과 반복적인 감정현상에 주목하고자 했다는 게 이 영화 김은영 프로듀서의 설명. 박해일과 염정아가 나오는 ‘소년, 천국에 가다’은 13살 소년이 30살의 미혼모를 짝사랑하다 시간을 초월, 어느날 갑자기 청년으로 변신해 꿈같은 사랑을 나눈다는 판타지를 담고 있다. 김민종이 주연으로 나선 ‘종려나무 숲’도 딸·어머니·할머니의 사랑 이야기를 중첩시키며 과거와 현재, 세대를 초월한 사랑을 교차시키는 영화다. 서로 차이는 있지만 설경구·송윤아 주연의 ‘사랑을 놓치다’ 역시 10년 전 과거의 사랑이, 차태현·송혜교 주연의 ‘파랑주의보’도 어린 시절 사랑에 대한 상처가 현재 주인공이 자아를 찾아가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한다.

이밖에 전도연·황정민 주연의 ‘너는 내 운명’, 조재현·김지수 주연의 ‘로망스’, 문소리의 ‘사과’, 성현아의 ‘애인’ 등 멜로의 홍수를 이룬 올 가을 관객은 행복한 걱정거리를 안고 극장 앞에 서게 됐다.

〈송형국기자 hank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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