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은 지금

‘태백산맥’ 무대서 꼬막잔치 열렸네

2005.11.01 15:49

‘우리는 지금 벌교로 꼬막 먹으러 간다.’

전남 보성군 벌교읍 장터에서 관광객들이 꼬막을 사고 있다.

전남 보성군 벌교읍 장터에서 관광객들이 꼬막을 사고 있다.

드넓고 차진 여자만 개펄에서 자란 토실토실한 꼬막이 뭍에 오르고 있다. ‘밥 도둑, 술 도둑’으로 통하는 꼬막 까먹는 철이 다가왔다.

꼬막은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0월 말부터 제맛을 낸다. 그래서 벌써부터 남도 최대 규모 장터인 벌교읍 장터는 주말이면 인근 보성 차밭 관광객들까지 몰려든다.

소설 ‘태백산맥’에 펼쳐진 공간들이 여전히 생생하게 보존돼 있어 국내외 ‘문학기행단’까지 가세, 벌교읍은 온통 ‘맛 자랑 멋자랑’의 무대가 되고 있다.

이곳 꼬막은 육질이 쫄깃하고 고단백이면서도 비타민과 칼슘, 철분이 많이 든 대표적인 저지방 알칼리 식품. 예부터 벌교꼬막은 굴비와 함께 수랏상에 빠지지 않고 올랐던 특산품이다. 먹을 것이 없어 전국적으로 부황이 들 때도 오히려 이곳 사람들만은 화색이 돌았다는 시샘은 바로 ‘영양 만점 식품’인 꼬막의 위력 때문이었단다.

일단 읍내에 들어서면 ‘외서댁 꼬막나라’ 등 식당 50여곳이 시끌벅적하다. 허름한 음식점도 언론을 타 유명세를 얻은 식당 못지 않게 맛있는 ‘꼬막정식’을 내놓는다.

먼저 방금 삶은 ‘막꼬막’이 큰 양푼에 한가득 나온다. 껍데기가 온 상을 메울 때쯤 고소한 ‘꼬막전’이 이어지고, 새콤달콤한 ‘꼬막 회무침’, 참기름 양념장을 듬뿍 얹은 ‘양념꼬막’, 시원한 ‘꼬막 된장국’이 입맛을 사로잡는다. 이렇게 해서 모두 7,000~1만원. 생꼬막은 ㎏당 3,000원.

배가 든든해지면 소설 ‘태백산맥’ 무대는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모두 반경 2.5㎞ 안에 자리해 있고, 문화해설사들이 길라잡이가 된다.

관광객들이 소설 ‘태백산맥’ 의 무대인 현부잣집을 둘러보고 있다.

관광객들이 소설 ‘태백산맥’ 의 무대인 현부잣집을 둘러보고 있다.

소화와 정하섭이 사랑을 나눴던 ‘현부잣집’이 솟을대문을 거느린 채 서 있고, 좌·우익의 사형 집행장이 돼 다리 아래 시체가 즐비했던 ‘소화다리’가 있다. 또 좌익들이 지주들한테서 뺏은 쌀가마를 나눠주던 ‘횡갯다리’(홍교·보물 제304호), 하대치의 아버지 하판석 영감 등 소작민들이 등이 휘도록 돌을 져나르며 쌓았던 ‘중도 방죽’, 염상진의 동생 염상구가 ‘읍내 제일 주먹’ 땅벌과 최후의 결투를 벌였던 철다리 등이 그대로다. 벌교읍(읍장 위승환)과 읍번영회가 4일부터 사흘간 ‘꼬막축제’를 연다. 꼬막 ‘삶기’ ‘까기’와 개펄 널배를 타고 나가 ‘꼬막잡기’ 등 체험행사와 ‘채동선 음악회’를 준비했다.

번영회 박홍관 사무국장은 “입과 눈, 귀가 즐거운 축제로 꾸몄다”고 자랑했다.

〈보성|배명재기자 ninapl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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