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삶

‘여성의 性’문화인류학적 고찰

2007.06.01 16:07

▲버자이너 문화사…옐토 드렌스|동아시아

[책과 삶]‘여성의 性’문화인류학적 고찰

성기에 대해 대놓고 이야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시대에 따라 왜곡, 탄압의 대상이 되기도 했던 여성의 성기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여러 문화권에서 ‘이빨 달린 질’의 신화가 존재하고, 아프리카와 중동 등에서 여성 할례가 여전히 자행되는 것은 여성 성기를 바라보는 이러한 시각을 방증한다. 모든 악과 질병이 비롯됐다는 ‘판도라의 상자’에서 ‘상자’라는 단어가 질을 가리키는 속어라는 점도 여성 성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연관지을 수 있다.

‘버자이너 문화사’는 이처럼 부정과 금기, 억압의 대상이었던 여성의 성기와 여성의 성적 욕망을 과학적·문화인류학적 지식을 토대로 정밀하게 분석한 책이다. 네덜란드의 성과학자인 저자는 성이란 즐겁고 충만한 경험이며, 성을 완벽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그 작동 방식을 알아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익숙한 듯 여기지만 잘 모르고 있는 여성 성기에 대해 역사적, 해부학적, 인류학적, 생물학적으로 설명한다.

정조대가 있는 중세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는가 하면 클리토리스 절제나 음부봉쇄, 처녀성 검사 같은 세계 곳곳의 문화적 풍습을 소개한다. 성교에 대한 프로이트 이론을 살피고 성적 욕구 및 성행위와 오르가슴, G스팟, 질경련과 성교통증 등 각종 성 문제에 대한 최신 의학 상식까지도 간추려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또 동서양을 불문하고 과학적 사실과 신화, 환상을 넘나들며 다양한 각도에서 여성의 성적 욕망에 대해 살펴본다. 소설 속 등장인물, 역사적 사료, 직접적 실험 결과를 가져와 이야기를 풀어간다. 자극적인 시나 낭만적인 소설들에 역사적 자료들을 비벼 넣어 여성 성기와 여성의 성적 욕망에 대한 문화인류학적 기록을 남기고 있다. 김명남 옮김. 2만2000원

〈임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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