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 태안 몽산리 어촌계-우리은행

2007.08.01 17:36

-돌담 고기잡이 ‘독살’ 체험 못잊어-

충남 태안군 남면 몽산리를 찾은 내외국인들이 전통 고기잡이 방식인 독살 체험장에서 그물로 물고기를 들어 올리고 있다.

충남 태안군 남면 몽산리를 찾은 내외국인들이 전통 고기잡이 방식인 독살 체험장에서 그물로 물고기를 들어 올리고 있다.

충남 태안군 남면 몽산리는 태안읍에서 안면도 방향으로 15㎞ 정도 떨어져 있는 작은 어촌 마을이다. 이 마을 장성기 이장(56)은 “우리 마을은 때 묻지 않은 풍경과 아담한 모래사장, 울창한 소나무 숲길이 자랑거리”라며 “가족이 조용한 시간을 보내기에 이만큼 좋은 마을도 흔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촌이지만 몽산리 주민 대부분은 농업이 주업이고, 화훼와 양식업을 부업으로 하고 있다. 어선 어업을 하는 가구는 4가구뿐이다. 해삼·전복·바지락 등 양식업도 불과 몇 해 전부터 시작했다.

몽산리는 태안군 남면 소속이었으나 1914년 일제강점기 때 행정구역이 개편되면서 몽대리·동산리·신월리의 일부가 합쳐져 이명(里名)이 몽산리(夢山里)로 바뀌어 서산군 남면에 편입됐다. 70여 년이라는 긴 세월이 지나서야 태안군이 복군되면서 몽산리는 다시 태안군 관할지역이 됐다.

이 마을에서는 아직도 ‘독살’이라는 전통적인 고기잡이가 이어져 오고 있다. 독살은 얕은 바닷가에 말굽형으로 만들어 놓은 폭 50m 안팎의 돌담에 조수·간만의 차이를 이용, 돌제방으로 물고기를 잡는 원시적인 고기잡이 방법이다. 이 때문에 이곳 갯벌 체험장은 도시인에게 인기가 높은 편이다. 마을 공동으로 운영되는 갯벌체험장은 성인 3000원, 어린이 2000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다. 이곳에서 얻어지는 수익은 전액 마을 발전기금으로 쓰인다.

서해안 최장 길이를 자랑하는 3.5㎞의 탁 트인 백사장과 울창한 송림이 빼어난 몽산포해수욕장이 인근에 위치해 있다. 물론 마을 앞에도 굴혈포라는 아담한 해수욕장이 있어 가족이 오붓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몽산리는 경사가 완만해 물이 빠지면 갯벌에서 맛·조개잡이 등을 즐길 수 있고, 바다 생물에 대한 관찰도 여느 어촌에 비해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허브 농장인 팜 카밀레도 마을에서 가깝다. 3만9600㎡ 규모에 달하는 허브 농장의 야외 가든과 허브 식물원에서는 보랏빛 라벤더를 비롯해 카밀레·페퍼민트 등 허브 120종이 자라고 있다. 코 끝에 머무는 독특한 향기를 맡으며 아름다운 허브의 세계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싱싱한 낙지와 꽃게·우럭·주꾸미가 빚어내는 마을 전통음식도 별미다. 장과 알이 가득한 꽃게를 간장에 숙성시키는 꽃게장, 봄이면 많이 잡히는 우럭을 소금물에 재어 말렸다가 쌀뜨물에 우린 뒤 푹 끓여 두부를 얹어내는 우럭젓국은 이 마을이 자랑하는 먹거리다.

그러나 이들 음식은 일반식당에서는 맛볼 수 없다. 민박집이나 마을과 닿아 있는 포구를 찾아야만 한다. 몽산리 마을에는 식당이 없기 때문이다. 청정 이미지를 해칠 수 있다며 주민들이 마을 안에 식당 설립을 반대하고 있다. 장이장은 “마을에는 식당이 없지만 민박집이나 마을 입구 몽산포구에서는 다양한 이 마을 전통 별미를 맛볼 수 있다”고 말했다.

▲ 몽산포 가는 길

[희망의 그물짜기](57) 태안 몽산리 어촌계-우리은행

태안으로 가는 방법은 두 가지. 서해안 고속도로 서산 나들목을 나와 서산을 거쳐 가거나, 홍성 나들목에서 곧장 들어서는 방법이 있다. 서산 나들목에서 태안읍까지는 약 30㎞ 거리다. 서산 나들목을 빠져나올 경우는 32번 국도를 이용해 서산 시내 우회도로로 들어선 다음 태안읍 남문교차로에서 77번 국도를 타고 20여 분을 달리면 몽산리가 나온다. 이 코스는 서울에서 2시간30분~3시간 정도 걸린다. 대전에서 출발하는 차량은 공주를 거쳐 청양·홍성, 서산, 태안으로 오면 된다. 3시간20분가량이 소요된다. 휴가철에는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도 추천할 만하다. 서울남부터미널과 동서울터미널에서는 오전 6시30분부터 20분간격으로 오후 7시10분까지 태안행 버스가 운행된다.

〈태안 몽산리|정혁수기자 overa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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