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 추적’ 첨단 GPS도 CDMA도 깊은 산에선 안 통하네

2013.09.22 22:39

위치추적장치를 통한 야생동물의 생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동물의 이동정보를 파악하는 기술도 첨단화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야생동물의 위치 파악을 위해 부착하는 발신기는 크게 세 가지 종류다. 가장 널리 쓰이는 방식은 초단파(VHF) 추적장치다. 귀고리처럼 다는 소형 발신기를 곰이나 산양 등에게 부착해 풀어준 뒤 연구진이 몇 팀으로 나뉘어 VHF 안테나를 들고 신호음을 들으면서 위치를 추적하는 방식이다. 반경 500m~수㎞ 내에 쫓는 동물의 발신기 신호가 들어오면 VHF 수신기에서 분당 40회가량 ‘똑~똑~똑~’ 소리가 나는 원리를 이용한다.

국립공원연구원 연구원이 안테나를 들고 초단파 방식의 추적장치를 부착한 여우를 추적하고 있다. |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국립공원연구원 연구원이 안테나를 들고 초단파 방식의 추적장치를 부착한 여우를 추적하고 있다. |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국립공원연구원 종복원기술원 김선두 연구원은 “숙련된 외국 연구자들은 평균 각도 오차가 4도 정도, 국내 연구자는 5도 정도 발생한다”며 “1도의 오차는 추적하는 동물이 1㎞ 떨어져 있다는 가정하에 약 150m 정도의 오차가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VHF 방식은 가격이 저렴하고 디지털 방식보다 고장이 적은 게 장점이지만 연구자가 계속 동물을 쫓아다녀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지난해 10월 말 방사했던 소백산 여우들도 종복원기술원 연구진 10여명이 밤낮없이 24시간 교대로 산을 누비며 추적한 바 있다.

위성항법장치(GPS) 추적방식은 GPS 발신기를 곰·산양 등의 목에 건 후 인공위성을 통해 좌표 정보를 자동저장한 뒤 이 장비를 회수해 이동경로를 파악하는 방식이다. 같은 발신기를 사용해도 암반지대처럼 탁 트인 환경을 좋아하는 산양은 월악산에서 90~95%의 높은 수신율을 보이지만 지리산 반달곰은 수신율이 30% 정도에 불과하다. 곰은 계곡이나 숲 등 나뭇잎이 울창한 지역에서 서식하기 때문에 위성 신호를 받기 어려운 것이다. 돌고래·고래상어 등 해양생물은 바닷물로 인해 아예 GPS가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도 많다.

최신 방식인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망을 이용한 추적방식은 무선통신망을 통해 위치 정보가 인터넷 서버에 전송되면 컴퓨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김 연구원은 “CDMA의 문제점은 지리산처럼 통신 음영지역이 80%가 넘는 곳에서는 효율성이 극히 낮다는 것”이라며 “국내에서 제작한 장비는 수신율이 20%가 채 안되고, 올해 초 외국에서 도입해 곰 한 마리에게 부착한 신제품은 그나마 35% 정도의 수신율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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