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록 출간 앞둔 코미와 트럼프 전면전
“플린 수사 방해, 증거 있어”
트럼프는 트윗 폭탄 반격 “역사상 최악의 FBI 국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사진 왼쪽)과 회고록 출간을 앞둔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오른쪽) 간의 전면전이 시작됐다.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의혹에 다시 불을 지피기 시작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역겨운 인간”이라며 반격에 나섰다.
코미 전 국장은 15일(현지시간) 방송된 A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여성을 고깃덩어리처럼 다루고, 끝없이 거짓말을 하는 그런 사람은 도덕적 근거에서 볼 때 미국 대통령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을 협박할 만한 뭔가를 갖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는 “놀랍고, 그렇게 말하고 싶지 않지만 그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 정보기관이 2013년 모스크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성매매 여성들과 난잡한 파티를 벌이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가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그는 또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수사를 방해했다는 “분명한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마피아 두목”에 비유했다. 그는 “충성 맹세, 모든 것의 중심인 두목” 등을 예로 들면서 트럼프 정부를 “마피아 패밀리”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정부를 “산불”에 비유하며 “우리의 규범과 가치 특히 진실에 엄청난 피해를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코미 전 국장이 지난해 5월 러시아 스캔들 수사 도중 해임된 후 공개 인터뷰를 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해임 이후 의회에 출석해 트럼프 대통령이 독대한 자리에서 자신에게 충성 서약을 강요했으며, 메모로 작성돼 있다고 증언해 파장을 일으켰다.
17일에는 회고록 <더 높은 충성심>을 발간할 예정이다. 회고록에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 등이 보다 자세히 소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인터뷰는 회고록에서 공개될 폭로의 예고편 성격이 짙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내 책에는 세 명의 대통령이 나온다. 두 명은 윤리적 리더십의 진수라는 가치를 묘사하는 데 도움을 줬고 한 명은 대조를 이룬다”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격을 예고했다. 올 초 출간된 <화염과 분노>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치부를 드러낼 내용들이다. 그는 뉴욕·시카고 등 10개 도시에서 북투어를 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미 전 국장에 대한 5건의 ‘트윗 폭탄’을 날리며 맹공을 퍼부었다. ABC 인터뷰에 앞선 여론몰이용 선제공격인 셈이다. 그는 코미 전 국장이 힐러리 클린턴 후보 e메일 스캔들에 대한 불기소 결정으로 “자리를 원했다”며 “역겨운 인간”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 전 국장의 충성심 요구 주장과 관련해 “개인적 충성심을 요구한 적 없다”면서 “이 친구를 거의 알지도 못했다”고 반박했다. 또 의회 청문회 과정에서 알려진 ‘코미 메모’는 “자기 잇속을 차리는 것이자 가짜”라고 했다. 또 코미 전 국장을 “항상 끝이 나쁘고 망가진” “똑똑하지 않은” 사람으로 평가하면서 “믿을 수 없는 코미는 지금껏 역사상 최악의 FBI 국장으로 추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