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도깨비들 개천절에 잔치 벌인다…‘속리산 개천절 국중대회’

2018.09.26 09:46 입력 2018.09.26 17:14 수정

 속리산 개천절 국중대회(國中大會)가 18년 만에 부활된다. ‘조자용 민문화연구회’는 다음달 3일 개천절을 맞아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조자용 민문화관(옛 에밀레박물관)에서 ‘속리산 개천절 국중대회’를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국중대회란 우리 민족의 옛 제천행사를 일컫는 말이다. 옛부터 개천절이 되면 백성들은 풍요를 기원하고, 춤과 노래를 즐기는 등 제천행사를 열었다. 1983년 속리산면에 에밀레박물관을 설립한 민속연구가인 고 조자용 박사(1923~2000)는 하늘이 열린 날을 기념해 매년 개천절마다 국중대회를 열었다. 그는 개천절 당일 에밀레박물관에서 마을 주민들과 방문객들에게 천지인 삼신과 한인, 한웅, 한검 삼성에게 제사를 올리는 천제(天第)와 지신밟기 등을 선보였다. 또 막걸리와 음식을 나누기도 했다. 하지만 조 박사의 타계 이후 에밀레박물관이 문을 닫으면서 개천철 국중대회도 중단됐다.

속리산 개천절 국중대회 포스터|조자용 민문화연구회 제공

속리산 개천절 국중대회 포스터|조자용 민문화연구회 제공

 중단됐던 국중대회를 다시 살려낸 것은 조 박사의 후손과 민속학계다. 박물관의 법적 재산관리인인 조 박사의 외손자 이만동씨(61)는 올해 초 민속학계와 에밀레박물관 복원추진위원회를 꾸려 이곳을 복원하고 있다. 올해 7월에는 민문화연구회를 설립했다.
 이들은 올해 개천절 당일 조 박사가 열었던 국중대회를 재연한다. 이날 오후 2시 천제(天第)를 시작으로 떡치기, 순두부 만들기, 전 굽기 등의 음식만들기와 막걸리(도깨비 국물)잔치, 전래놀이 마당이 펼쳐진다. 또 마당놀이, 지신밟기, 사물놀이, 가야금 연주, 가곡, 우크렐레 연주 등 다양한 공연도 준비돼 있다.
 이씨는 “개천절 국중대회는 에밀레박물관 복원과정 중 하나”라며 “옛부터 내려오는 행사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즐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에밀레박물관을 지키고 있는 도깨비들. 높이 2m, 폭 30~50㎝의 나무판자 12개에 풍백(風伯)·우사(雨師)·뇌공(雷公)·운사(雲師)를 조각한 작품이다. |이삭 기자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에밀레박물관을 지키고 있는 도깨비들. 높이 2m, 폭 30~50㎝의 나무판자 12개에 풍백(風伯)·우사(雨師)·뇌공(雷公)·운사(雲師)를 조각한 작품이다. |이삭 기자

 에밀레박물관은 한국 민화 연구에 힘을 쏟던 조 박사가 세운 1만1000여㎡ 규모의 사립 민속박물관이다. 1967년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이 박물관을 세운 후 1983년 4월 속리산 초입인 지금의 장소로 이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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