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주기식 ‘반성 쇼’ 중단하라”…오월 단체 ‘5·18사과’ 노태우 아들 비판

2021.05.03 15:11 입력 2021.05.03 15:19 수정

5·18민주화운동 관련 단체들이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사과하고 있는 전직 대통령 노태우씨의 아들 재헌씨의 행동에 대해 ‘보여주기식 반성 쇼’라며 비판했다.

전직 대통령 노태우씨의 아들 재헌씨가 지난달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국립5·18민주묘지 관리사무소 제공.

전직 대통령 노태우씨의 아들 재헌씨가 지난달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국립5·18민주묘지 관리사무소 제공.

5·18기념재단과 5·18민주유공자유족회,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구속부상자회, 5·18민중항쟁 제41주년행사위원회는 3일 공동성명을 내고 “노태우 일가는 진정성 없는 보여주기식 5·18 ‘반성 쇼’를 중단하라”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올해도 광주학살의 책임자인 노태우를 대신해 아들 재헌 씨가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았다”면서 “재헌 씨의 방문은 나름 의미 있는 일이다. 아버지를 대신해 5·18영령들께 사죄한다는 글을 남겼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들 단체 “재현씨의 몇 차례 묘지 참배가 5·18 학살의 책임을 용서받은 것처럼 평가받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면서 “대리사죄가 진정성을 가지려면 아직 살아있는 노태우의 육성이 담긴 진심어린 사죄와 함께 5·18진상규명을 위한 적극적인 협조가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헌씨가 5·18을 왜곡하는 내용이 포함된 노씨의 회고록을 개정하고 5·18관련 자료 공개 등 진상 규명에 협조하겠다고 수차례 밝혔지만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5·18관련단체는 “대리사죄는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는 노태우의 ‘국립묘지 안장 희망’ 목적 외에 그 무엇도 담겨있지 않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노태우 정권의 치적을 과대 포장하는 등 명예회복을 위한 재평가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심어린 사죄만이 인간의 연민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따름”이라는 5·18 피해자들은 “5·18 진상규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것만이 죄업을 씻는 최소한의 길임을 재헌씨는 재삼재사 숙고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재헌씨는 지난달 21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2019년 8월 처음 5·18묘지를 찾아 참배한 재헌씨는 지난해 5월29일에도 5·18묘지를 찾아 ‘제13대 대통령 노태우’라고 쓰인 조화를 바치기도 했다.

노태우씨는 지병으로 10여년 전부터 자택과 병원을 오가며 치료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위중한 상황도 있었다. 노씨의 장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지난달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아버지가 또 한 고비를 넘겼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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