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코로나19 감염자들 ‘재정 재난’까지 설상가상

2021.07.27 21:33 입력 2021.07.27 21:35 수정

AP “공공의료 혜택 못 받는 수백만명, 의료비 빚더미 악몽”
전염병 장기화에 각국 정부 ‘공공의료 체계 재정비’ 과제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공공의료 시스템이 보장되지 않은 국가의 중·하위층에 더 큰 타격을 입히고 있다. AP통신은 26일(현지시간) “인도에서 수백만명이 엄청난 의료비 빚더미의 악몽에 휘말렸다”고 보도했다.

인도인 아닐 샤르마의 아들 사우라브(24)는 코로나19에 감염돼 두 달 넘게 병원 신세를 졌다. 아들 치료비는 5만달러(약 5747만원)가 넘었다. 적금을 깨고 은행 대출을 받고 주변인들에게까지 손을 벌렸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인도의 크라우드펀딩 웹사이트인 ‘케토’에 도움을 요청해 2만8000달러(3218만원)를 지원받았다. 하지만 샤르마에게는 2만6000달러(2988만원)의 빚이 남아 있다. 샤르마는 “자랑스러운 아버지였지만, 이제는 거지가 됐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케토는 지난 4월부터 6월까지의 코로나19 캠페인 4500건 가운데 40%가 입원비 관련이었다고 밝혔다.

한때 하루 신규 확진자가 40만명을 넘은 인도에서는 수백만명이 ‘재정 재난’에 허덕이고 있다. 연이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경제가 황폐화돼 만성적인 자금 부족에 시달리는 데다 공공의료 시스템도 보장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발표된 퓨리서치센터 연구에 따르면 하루 10~20달러(1만~2만원 선)를 버는 인도인 3200만명이 팬데믹으로 중산층에서 밀려났고, 하루 소득이 2달러(2000원대) 이하인 사람들은 7500만명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외신들은 감당하기 힘든 코로나19 치료비가 중산층 붕괴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듀크 글로벌 보건연구소와 인도 공중보건재단의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ICU(집중치료시설) 입원비는 인도 일용직 노동자의 16개월치, 자영업자의 7~10개월치 급여에 달한다.

전염병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공공의료 체계 재정비’는 각국 정부의 과제로 떠올랐다. 미국 온라인 대출회사인 렌딩트리가 지난 3월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응답자의 60%가 의료 부채에 직면했으며, 53%는 부채가 5000달러(575만원) 이상이라고 답했다. 미시간대와 보스턴대 연구원이 지난 5월 수행한 연구 결과, 지난해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 70% 이상이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본인 부담 진료비로 충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도 같은 달 코로나19 의료비를 추적한 결과를 발표하며 “민간보험에 가입한 일부 시민들은 코로나19 치료비를 (자비로) 부담하고 있으며, 청구 비용은 수만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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