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가 22개월만에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연 1.25%로 복귀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통화정책 정상화에 착수한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 만에 세 차례에 걸쳐 총 0.75%포인트 기준금리를 올렸다. 물가 상승압력이 예상보다 광범위하게 확산하고 있는데다 가계부채등 금융불균형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여전히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여전히 기준금리는 완화적 수준”이라고 말해 추가 금리 인상의 필요성도 확인했다.

금통위는 14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연 1.00%인 기준금리를 1.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해 11월25일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후 2회 연속 인상인데,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2회 연속 인상한 것은 2007년 7월과 8월 이후 14년여 만의 일이다. 금통위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가 얼어붙던 2020년 3월과 5월 각각 0.50%포인트,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내렸고, 줄곧 동결해오다 지난해 8월 15개월만에 기준금리 인상해 착수해 신속하게 금리를 세 차례 올렸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도 경기 회복세는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물가 오름세 확산과 금융불균형,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긴축 전환 등의 요인은 금리 인상의 근거로 작용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앞으로 국내 경제의 경우 수출의 견실한 증가세가 이어지고 민간소비 회복 흐름이 재개되면서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작년 11월 한은이 제시한 3.0%로 유지했다. 물가는 전망치를 더 올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상당 기간 3%대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연간으로는 2%대 중반 수준을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국 연준 기준금리(0.00∼0.25%)와 격차는 1.00∼1.25%포인트로 커졌다. 향후 추가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한 이 총재의 발언이 예상보다 ‘매파적’인 것으로 해거되면서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0.17포인트(1.36%) 내린 2921.92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