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난청 ‘보청기 지원’…들어주세요

2022.04.08 20:22 입력 2022.04.08 20:23 수정

안 들려 안 들려 안 들려 안 들리다 치매까지…

노인 난청 ‘보청기 지원’…들어주세요

중등도 난청 때 치매 발생률 3배
인지기능 장애·우울증 증가로
노인·가족 삶의 질 저하·악영향

“새 정부, 생애 전환기 청력 검사
장애인 외에도 보청기 급여화를”
대한이과학회 학술대회서 제언

70세 이상 인구의 68.9%는 경도 이상의 난청, 이 중 31%는 중등도 이상의 난청으로 보청기가 필요하다. 중등도 난청(41~70㏈)의 경우 치매 발생률이 3배, 71㏈ 이상의 고도 난청의 경우 4.94배 높다. 그러나 청각장애 판정을 받을 정도의 난청이 아니면 보청기가 지원되지 않는다.

귀 질환 학술단체인 대한이과학회(회장 구자원)가 지난 2일 열린 학술대회에서 “인구 고령화로 인한 노화성 난청 증가와 이에 따른 인지기능장애 및 우울증의 증가는 노인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중요한 건강문제로, 가정 및 사회 생활에 악영향을 미치고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의 발병률 상승까지 초래할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진단, 치료, 관리가 필요하다”면서 “새 정부에서 이에 대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야 한다”고 밝혔다.

이과학회에 따르면 일반인의 청력 저하는 보통 30대부터 시작되지만 실제로 불편을 느끼기 시작하는 시기는 일반적으로 60대 이후부터이다. 따라서 생애주기별 난청 선별검사는 조기에 난청을 발견하고 청각 재활을 도와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특히 청각은 사회생활은 물론 인간답게 사는 데 가장 필요한 감각이다. 헬렌 켈러도 “시각과 청각 중 하나를 가질 수 있다면 청각을 선택하겠다”고 했다.

노년기의 난청을 방치하면 소통의 문제 등으로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고 인지기능도 저하된다.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노인 난청환자를 진찰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노년기의 난청을 방치하면 소통의 문제 등으로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고 인지기능도 저하된다.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노인 난청환자를 진찰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2021년 대한민국 국민건강영양 조사를 기반으로 한 난청과 인지기능의 연관성에 대한 보고서를 보면, 66세의 생애 전환기를 맞은 고령자 약 180만명의 대상자 중 양측 청력 저하는 3.4%, 일측 청력 저하는 5.8%, 인지기능 저하 고위험군은 13% 이상이었다. 인지능력은 나이가 들수록 저하되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외부 자극이 대뇌로 지속적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외부의 적절한 청각 자극 및 정보가 중추신경계에 전달되고 통합되어야 인지기능 및 판단력이 유지된다.

구자원 회장(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은 “65세 이상의 노인에게 청력 저하가 있더라도, 청각장애 판정을 받을 정도의 난청이 아니면 보청기가 지원되지 않는다”며 “인지기능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청각 재활의 효과 측면에서 노인성 난청의 가장 대표적인 재활치료법은 보청기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청기를 착용하면 청력을 개선하고 인지기능을 높여 치매 등을 예방할 수 있다.

구 회장은 “보청기 급여화로 노인 인구의 보청기 처방과 맞춤 과정에 대한 국가의 적절한 지원을 통한 국민 귀 건강 관련 ‘생애 전 주기 난청 관리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면서 “2018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장애인 보청기 급여화 제도를 확대해 국민들의 청각과 귀 건강 관리를 위해 생애 전환기마다 청력검사를 적절히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시내 공보이사(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인지기능 이상 소견이 없더라도 조금이라도 난청이 의심되면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정확한 검사와 상담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중등도 난청 이상인 경우 보청기 사용 등 적극적인 청각 재활을 통해 청력과 인지기능 저하가 진행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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