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고민정,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잇달아 8·28 전당대회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다. 친문재인계로 분류되는 두 의원의 출마로 최고위원 선거 대진표는 친이재명(친명)계 대 비이재명(비명)계 구도가 됐다. 최대 15명 이상 최고위원에 도전한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컷오프 통과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고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당심과 민심의 괴리를 깨겠다”며 최고위원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고 의원은 “민주당은 누군가의 당이 아니다. 민주당은 나만이 고칠 수 있다는 독선적 사고로는 서로에 대한 상처만 깊어질 뿐”이라며 이재명 의원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이 의원은 지난해 11월 대선 당시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말한 바 있다.
윤 의원도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당 대표 시절의 원칙과 상식으로 당을 새롭게 재건해야 한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윤 의원은 “문 대통령의 부름을 받아 청와대에서 일한 것은 제 인생 최고의 영광이었다”며 “문재인 정부의 5년 성과를 계승 발전시키는 일을 제가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당원을 향해 멸칭을 부르며 조롱하는 이는 민주당원이 아니다”라며 팬덤 세력를 비판했다.
고 의원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다. 윤 의원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거쳐 지난해 대선 경선 당시 이낙연 캠프 정무실장을 맡았다. 두 사람은 각각 친이낙연계, 친문재인계 의원들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의 출마로 최고위원 선거는 친명 대 반명 구도가 됐다.
일부 최고위원 예비후보들은 ‘이재명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양이원영 의원은 전날 최고위원 출마 선언에서 “이번 전당대회는 당원을 중심으로 개혁할 수 있는 유능한 당대표와 최고위원이 전면 배치돼야 한다”며 “역대 가장 많은 국민의 선택을 받은 이재명이라는 자산이 있다”고 말했다. 서영교 의원은 지난 10일 출마 선언에서 “여성 최초 대선 캠프 총괄상황실장을 할 수 있던 것은 이재명 의원의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청래 의원도 6일 출마선언에서 “이 의원이 당대표에 출마하면 저는 최고위원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최고위원 도전자가 15명을 넘을 수 있어 컷오프 경선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비명계 고영인, 송갑석 의원이 13일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다. 김남국, 김병기, 문진석, 박찬대, 이수진, 이탄희 의원도 최고위원 후보군으로 꼽힌다. 이들 중 김남국, 김병기, 문진석, 박찬대, 이수진 의원은 친명계로 분류된다. 최고위원 예비후보는 오는 29일 중앙위원 투표 100%로 치르는 예비경선에서 절반 가까이인 8명으로 추려진다. 기초단체장, 기초의회 의장단 등으로 구성되는 중앙위원 중에는 비명계 정치인도 적지 않은 만큼, 예비경선에서 정면 계파 대결이 펼쳐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