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문한 펠로시, 기시다 총리와 “대만 해협서 미·일 협력 확인”

2022.08.05 10:21 입력 2022.08.05 14:16 수정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5일 도쿄에 위치한 총리관저에서 조찬을 하기 전에 악수를 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5일 도쿄에 위치한 총리관저에서 조찬을 하기 전에 악수를 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5일 일본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만나 대만해협 관련 긴밀한 협력을 확인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아시아 순방의 마지막으로 4일 오후 일본을 방문한 펠로시 의장은 이날 오전 8시 도쿄 총리관저를 찾아 기시다 총리와 조찬을 했다. 이들은 약 1시간가량 이어진 회담에서 대만해협을 둘러싼 긴장 상황을 논의했다. 회담이 끝난 후 기시다 총리는 기자들에게 “(중국의 탄도미사일 낙하가) 우리의 국가 안전과 안보를 위협하고 있으며 일본은 강력히 규탄했다는 내용을 펠로시 의장에게 전달했다”면서 “미국과 일본이 대만 해협에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 긴밀히 협력할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기시다 총리는 중국 탄도미사일의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낙하와 관련해 “이번 중국의 행동은 지역과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군사훈련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중국군은 전날 둥펑(東風·DF) 계열 탄도미사일 11발을 대만 주변 해역에 발사했는데, 이 중 5발이 오키나와현 하테루마지마 서남쪽 일본 EEZ 내에 떨어졌다. 중국의 탄도미사일이 일본이 설정한 EEZ 안쪽에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은 “(일본의) 안전보장, 국민의 안전과 관련된 중대한 문제다. 강하게 비난한다”며 즉각 항의했다.

기시다 총리는 펠로시 의장과 중국과 북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지역 정세와 ‘핵무기 없는 세계’ 실현을 위한 노력 등 국제 현안에 대해서도 논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일동맹 강화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으며, 펠로시 의장의 리더십과 미 의회의 지원으로 이를 실현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도 이날 이후 도쿄 소재 미국 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이 대만을 고립시키려 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대만 측에서 다른 곳을 방문하는 등의 일을 방해할 수는 있어도, 우리의 대만 방문을 막음으로써 대만을 고립시키지는 못할 것”이라 말했다. 또 중국군의 군사훈련에 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본인의 아시아 순방 목표는 대만 해협의 평화와 현상유지 확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오후 호소다 히로유키 중의원(하원) 의장과 만났다.

펠로시 의장의 일본 방문 풍경은 한국 방문 때와 여러 면에서 비교됐다. 일본은 전날 펠로시 의장 일행이 도쿄 주변 공항에 도착할 당시 4선 의원 출신 외무성 부대신을 영접 인사로 보냈다. 펠로시 의장이 지난 3일 서울에 도착할 때 공항에 정부와 국회의 의전 인력이 아무도 나가지 않아 의전 결례 논란을 빚은 것과 대조됐다. 기시다 총리가 직접 조찬 회동을 한 것도 윤석열 대통령이 휴가 중이어서 전화통화만 한 한국과는 비교되는 점이다. 한국에서 대만 방문과 관련해 ‘로우키(low-key)’를 유지하던 펠로시 의장은 일본 방문 중에는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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