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노동자 5명 중 1명 ‘직장 내 괴롭힘’ 경험...청년, 이주민, 여성 더 취약

2022.12.06 16:12 입력 2022.12.06 16:29 수정

직장 내 괴롭힘 일러스트 | 경향신문 자료화면

직장 내 괴롭힘 일러스트 | 경향신문 자료화면

전 세계 노동자 5명 중 1명이 직장에서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과 괴롭힘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청년, 이민자, 여성, 임금 근로자에게 피해가 더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노동기구(ILO)는 5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직장에서의 폭력과 괴롭힘 경험:첫 번째 세계적 조사’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ILO와 여론조사 기관 갤럽, 로이드재단이 함께한 이번 설문 조사에는 121개국에서 약 7만5000명의 노동자들이 참여했다. 직장 내 괴롭힘 실태를 전 세계적 차원에서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 노동자 중 22% 이상이 폭력이나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17.9%는 정신적 폭력을 경험했고, 8.5%는 신체적 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응답자 중 6.3%는 성폭력과 성희롱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직장 내 폭력과 괴롭힘은 피해자에게 심각한 신체적, 정신적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물론 노동자의 수입 손실, 직장과 사회의 경제적 손실에 이르기까지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는 해악적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직장 내 폭력에 가장 많이 노출된 집단으로는 젊은 세대, 여성, 이주 노동자가 꼽혔다. 15~25세 사이의 청년층에서 지난 5년간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23.3%로, 모든 연령대 중에서 가장 높았다. 25~34세의 연령대가 20.2%로 그 다음을 차지했다. 특히 젊은 여성이 젊은 남성보다 성적 폭력을 당할 가능성이 2배 높았다. 성적 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응답은 젊은 여성이 남성보다 2배나 더 높았다. 이주 여성은 비이주 여성보다도 성적 폭력을 경험할 가능성이 거의 2배 더 높았다.

피해자의 3분의 1은 하나 이상의 폭력 형태를 경험했고, 그 중 6.3%는 신체적, 심리적, 성적 폭력 세 가지 형태를 모두 경험했다고 답했다. 피해자 5명 중 3명은 직장 내 폭력을 여러 번 경험했다고 답했다.

ILO는 “심리적 폭력과 괴롭힘은 전체에 가장 만연하고 특히 여성이 성폭력에 노출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보고서는 직장 내 폭력을 종식시키기 위해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알려준다”며 “ILO 협약 제190호(직장 내 폭력 및 희롱 금지) 비준 및 이행을 위한 현장 조치를 촉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피해자들은 공개를 꺼리는 경우가 많은 현실이다. 전 세계 피해자의 절반만이 자신의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 알렸으며, 한 가지 이상의 폭력을 경험한 뒤에 알리는 경우가 많았다. 비공개의 주된 이유로는 ‘시간 낭비’와 ‘평판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많았다.

앤드류 르제파 갤럽 파트너는 “매우 민감한 이 문제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은 어렵지만 필수적”이라며 “전 세계 노동자 5명 중 1명이 괴롭힘당하는 만연한 문제에 대한 베일을 벗겼다”고 말했다. 이어서 “너무 오랫동안 회사와 조직은 직장 내 폭력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해결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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