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칭 피해 방치’ 메타, 파란딱지 한국에도 판다

2023.12.01 12:37 입력 2023.12.01 14:44 수정

메타 제공.

메타 제공.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명인을 사칭한 사기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메타가 이에 대한 대책 마련 없이 유료 서비스를 확대해 논란이 예상된다.

메타가 지난 2월부터 시범운영 중인 인증 배지 유료 구독서비스 ‘메타 베리파이드(Meta Verified)’를 한국에 도입한다고 1일 밝혔다.

이른바 ‘파란딱지’로 불리는 메타 베리파이드는 19세 이상 크리에이터와 개인 이용자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사용할 수 있는 구독형 유료 서비스다. 구독을 신청하면 정부 발급 신분증으로 본인임을 확인한 후 프로필에 파란색 ‘인증 배지’를 받을 수 있다.

한국에서는 크리에이터와 개인 계정을 대상으로 우선 도입하고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구독료는 단일 프로필의 경우 월 2만2000원이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프로필을 모두 구독하면 월 3만5900원이다.

메타는 지난 2월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크리에이터들을 상대로 시범 운영을 시작한 후 도입 국가를 늘리고 있다. 크리에이터 계정의 진위를 증명하고 플랫폼 내 입지를 키워가도록 돕기 위해 제도를 마련했다는 것이 메타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는 자사 SNS에서 기승을 부리는 유명인 사칭 광고와 사기에 대한 문제에 근본적인 방지 대책을 내놓지 않고, 오히려 장사에 이용하려 한다는 비판이 일 것으로 보인다. 그간 국내외에서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벌어지는 유명인 사칭 계정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지난 7월 표창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사진을 도용해 올려두는 사칭 사이트가 활성화되고 있어 계정 도용을 신고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메타 측이 “커뮤니티 규정 위반 사실이 없어 삭제하지 않겠다”고 답변이 왔다고 했다. 이어 10월에는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자신을 사칭해 주식 리딩방을 광고하는 페이스북 계정을 운영사인 메타에 신고했지만, 그때도 메타는 “삭제할 수 없다”는 답변을 했다고 전했다.

그 외 이재용 삼정전자 회장과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등을 사칭해 투자 종목을 추천하는 주식 리딩방 등을 안내하는 불법 광고도 수차례 발견돼 논란이 됐다.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가 메타에 여러 번 시정 요구를 했다. 이에 메타는 “규정을 위반하는 사칭 계정을 늘 단속하고 있으며 이용자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현행법상 정부 기관에서 플랫폼 사업자에 사칭 광고 게재 근절을 강제할 방안이 없어, 사실상 메타의 자율 규제에 의존해야 한다. 또 실명 확인을 하지 않는 SNS 특성상 피해자가 사기나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해도 게시자를 특정해 처벌하는 게 쉽지 않다.

유명인 사칭 사기와 메타의 소극적인 대응은 해외에서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호주 자원개발 기업 핸콕의 지나 라인하트 회장은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에게 편지를 보내 “자신을 사칭하는 거짓 광고가 만연한데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방관한다”고 항의했다.

호주 기업인 앤드루 포레스트와 유명 방송인 데이비드 코크도 “자신을 사칭한 가짜 광고가 퍼지도록 허용하고 있다”며 메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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