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대연합’ 창준위 출범···이낙연 “텐트 크게 쳐달라” 이준석 “비빔밥 만들자”

2024.01.14 16:27 입력 2024.01.14 16:39 수정

이준석·이낙연 만나 ‘제3지대 연합 탐색전’

김종민 “기득권 정치 타파, 함께 공감했다”

박원석 “다음주 초 공개 일정 제안할 생각”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대연합(가칭) 창당준비위원회 출범식에서 김종민, 박원석, 조응천, 이원욱, 정태근 공동추진위원장이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대연합(가칭) 창당준비위원회 출범식에서 김종민, 박원석, 조응천, 이원욱, 정태근 공동추진위원장이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과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 정태근 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창당을 추진 중인 가칭 ‘미래대연합’이 14일 창당발기인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창당 작업에 돌입했다. 미래대연합은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을 맡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새로운 미래’(가칭) 창당을 준비 중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를 만나 제3지대 연합 탐색전을 벌였다.

미래대연합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창당발기인대회와 창당준비위원회 출범식을 열었다. 창준위 출범식에는 이준석·이낙연 전 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최운열 전 민주당 의원, 문병호 전 국민의힘 영등포갑 당협위원장, 최성 전 고양시장,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 등이 함께했다. 미래대연합은 “모든 개혁세력, 미래세력과 힘을 합쳐 낡고 무능한 기득권 체제를 타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낙연 전 대표는 축사에서 제3지대 연합이 필요하다고 화답했다. 이 전 대표는 “우리의 길을 가로막는 세력은 ‘정치 이대로 좋다’면서 기득권을 나눠 가지려고 지금도 혈안이다”라며 “그들과 싸우려면 우리가 먼저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대연합의 길에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이 자리에서 드린다”며 “텐트 크게 쳐주십시오”라고 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제3지대 연합을 비빔밥에 빗대었다. 이 전 대표는 “당근은 당근답게, 시금치는 시금치답게 여러 고명들이 그 맛과 식감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먹을 가치가 없는 비빔밥이 될 것”이라며 “우리가 새로운 정치를 시도한다면 다시는 모두가 당근이길 강요하는 정당이어선 안 되고 모두가 버섯이길 강요하는 정치여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주요 참석자들의 출신지에서 나오는 특산품을 일일이 언급하기도 했다. 대구 출신인 조응천 의원을 호명하며 특산품 고기를, 충남 보령 출신 이원욱 의원에겐 버섯을, 충남 논산 출신 김종민 의원과는 쌀을 짝지었다. 전남 화순 출신 양향자 의원에겐 더덕을, 전남 영광 출신 이낙연 전 대표에겐 고추를 언급했다. 미나리(서울 출신 금태섭 대표·정태근 전 의원)와 행주치마(경기 고양 출신 박원석 전 의원)까지 나왔다.

이준석 전 대표는 “영광 고추장까지 합쳐지면 제가 열거한 것들만 내놓아도 비빔밥 구성 요건이 갖춰졌다. 더덕까지 갖춰졌으니 좋지 않나”라고 했다. 그는 “텐트보다 멋있는, 비도 막고 바람도 막는 큰 집을 지었으면 좋겠다”며 “큰 집에서 정말 많은 국민들이 각지 특산물로 구성한 비빔밥을 즐기는 날이 대한민국 정치 개혁이 완성된 날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민 의원과 이낙연·이준석 전 대표는 창준위 출범식에 앞서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공개적으로 만났다. 각 세력이 신당 창당을 공식화한 이후 처음으로 모인 자리인 만큼 제3지대 연합을 도모하기 위한 탐색전으로 해석됐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낙연 전 대표(가운데)와 김종민 의원(오른쪽), 국민의힘에서 탈당한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왼쪽)이 1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문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낙연 전 대표(가운데)와 김종민 의원(오른쪽), 국민의힘에서 탈당한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왼쪽)이 1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문재원 기자

김 의원은 모임 후 기자들과 만나 “기득권 정치 타파를 요구하는 민심에 우리가 반드시 보답하고 응답해야 한다는 점에서 함께 공감했다”며 “미래대연합이 기득권 정치 타파를 위한 제 정당들의 연합과 협력을 위해 역할을 열심히 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김 의원은 “(새로운미래) 창준위가 공식 발족하면 서로 본격적으로 대화와 협의를 해보자까지만 말씀을 나눴다”며 “이심전심이 확실하게 느껴졌다”고 했다.

다만 제3지대 통합을 대하는 각 세력의 온도차가 미묘하게 드러났다. 미래대연합, 새로운미래 등 야권발 신당은 각 세력이 창준위를 발족하며 독자적으로 출발하더라도 2월 설 연휴 전에는 제3지대 세력이 모두 모인 ‘빅텐트 신당’을 꾸리길 원한다. 미래대연합과 새로운미래는 민주당 탈당 인사들 위주로 구성된 만큼 정치적 견해에 큰 차이가 없어 연합의 허들이 비교적 낮다. 미래대연합에는 현역 의원이, 새로운미래에는 대선주자가 있는 보완적 관계이기도 하다.

박원석 전 의원은 기자들에게 “(각 세력에) 다음주 초에 가치 비전 통합을 위한 공개 일정을 제안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새로운미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정책과 미래 비전에 대해 논의하는 개혁신당, 미래대연합, 새로운미래 미팅도 예정돼 있다”며 “가능한 구정 전까지 하나로 만드는 것에 거의 의견의 일치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이준석 전 대표는 야권발 신당과의 통합에 대해선 속도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맛있는 비빔밥을 만드는 조합의 과정을 고민하는 것 못지 않게 각자 고유의 개성을 키우고 선명한 방향성을 세우는 것 또한 중요하다 생각한다”며 “급하게 모여서 다 갈아버리면 그게 죽이지, 비빔밥인가”라고 말했다. 그는 “기녹화한 이낙연 총리님과의 대담 방송이 16일에 송출될 예정인데, 그 자리에서 타협할 수 없을 정도는 아니지만 선명한 차이도 발견됐다”라고 말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제3지대 통합 신당이 ‘떴다방’이 된다면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적어도 큰 집에 참여하려는 정파들은 국민 앞에 다음 대선까지는 무조건 함께할 것을 서약해야 한다”며 “떴다방 같은 이미지로 비친다고 한다면 그런 결사체는 참여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미래대연합 공동 창준위원장은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과 박원석·정태근 전 의원이 맡는다. 법적 대표는 조 의원이, 원내대표는 김 의원이, 사무총장은 이 의원이 맡기로 했다. 새로운미래는 오는 16일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창당발기인대회를 연다. 개혁신당은 오는 20일 국회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신당을 공식 출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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