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칵테일·샴페인·위스키…홈파티, 술은 많고 많으니 분위기 따라 따르라

2018.06.01 16:58 입력 2018.06.01 17:04 수정
정미환 오디너리매거진 부편집장

봄과 한여름 사이 한 해 중 사람들과 어울리기 가장 좋은 계절이 시작된다. 도시 어디선가 열리고 있는 파티로 달려가 보는 것도 좋겠지만, 친밀한 이들을 집으로 초대해 편안하게 마시는 것 역시 그 못지않게 즐겁다. 오랜 친구들을 초대한 파티에 가장 어울리는 술은 무엇일까? 서로의 취향까지 낱낱이 파악하고 있다면 함께 좋아하는 술이 최고의 선택이겠지만, 때로 그저 친근하고 편안한 술을 기울여 봐도 좋을 것 같다.

인류 보편의 술인 맥주는 오랜 친구들과 친근하고 편안하게 마시기 좋다.

인류 보편의 술인 맥주는 오랜 친구들과 친근하고 편안하게 마시기 좋다.

현재 인류에게 가장 보편적인 술은 맥주이리라. 어린 시절을 함께한 친구들과 가장 자주 부딪쳤던 술병 역시 갈색이나 녹색의 맥주병일 것이다. 인원수가 많다면 5ℓ에 육박하는 생맥주 케그를 구입해도 좋겠고, 다양한 풍미의 에일 맥주들을 가득 사서 취향대로 고르는 일도 즐겁다. 옛이야기들은 부드러운 맥주 거품처럼 넘친다.

친근한 지기보다 처음 인사하는 얼굴들이 더 흔한 자리에서 칵테일보다 좋은 선택은 드물다. 최초의 바텐더가 술을 다른 액체와 섞어 보려 결심했던 이래, 칵테일은 주종과 풍미를 가리지 않고 지상의 모든 술을 원료로 삼아 왔다. 리큐르나 과일 등 원주와 혼합하는 부재료의 다양성까지 고려하면 칵테일이 아우르는 경우의 수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초대한 사람들의 입맛이 서로 얼마나 다르든 칵테일은 그 모두를 포섭하며 밤을 흥건하게 적신다. 음식과의 조합이 중요한 와인이나 풍미를 깊이 음미해야 하는 고급 독주들과 달리 어떤 장소와 상황에서든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기 좋은 술이다. 바텐더의 역할은 손님들에게 맡기면 된다. 적지 않은 칵테일들이 술에 주스나 탄산수, 토닉워터를 붓는 정도의 간단한 과정으로 완성된다. 술 몇 병과 그에 어울리는 재료를 파티 장소 한편에 놓아두고 얼음만 계속 공급해주면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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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이 파티에 참석한다면, 그리고 술을 고를 권리가 주어진다면, 그날 밤의 잔은 샴페인으로 채워져야 한다. 샴페인은 쉽게 취하고 쉽게 깨는 술이다. 데킬라나 도수가 높은 칵테일들처럼 샴페인 역시 취기의 상승 곡선이 가파르지만, 알딸딸하게 취한 후 20분 정도만 지나면 다시 제정신으로 복귀할 수 있다. 두 사람 사이 벽을 허물 정도의 혈중 알코올 농도만 확보한 채 술로 인해 망가지는 결말을 피할 수 있는 선택이랄까? 샴페인의 이미지는 그 자체로 매혹적이다. 오픈하는 순간의 경쾌한 탄성부터 로맨틱한 뒷이야기들, 침샘을 자극하는 우아한 산미까지, 샴페인의 매혹을 마다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모든 파티가 시끄럽고 화려한 것은 아니다. 취향이 까다로운 손위 사람들이나 춤보다 대화를 좋아하는 애주가들을 초청했다면, 위스키들의 서로 다른 풍미로 파티의 시간을 향기롭게 보내는 것이 좋겠다. 질 좋은 위스키는 흥청이며 마시는 술이 아니다. 질펀한 향락 대신 날카롭고 독한 풍미가 깃든 술이라서일까? 여럿이 함께 모여 있어도 싱글 몰트 위스키를 마시는 자리에는 머릿수만큼의 기분 좋은 긴장과 고독이 함께한다. 독한 알코올 뒤로 풍성하게 이어지는 향은 마음 깊숙한 곳의 이야기마저 끌어낸다. 술이 세지 않아 위스키가 부담스럽다는 손님에게는 위스키에 얼음과 탄산수를 섞은 하이볼을 건네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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