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 시런 내한 공연···기타 한 대로 만든 100분간의 ‘마법’

2019.04.22 17:49 입력 2019.04.22 21:35 수정

영국 출신 싱어송라이터 에드 시런이 21일 인천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두 번째 내한 공연을 펼치고 있다. 프라이빗커브 제공

영국 출신 싱어송라이터 에드 시런이 21일 인천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두 번째 내한 공연을 펼치고 있다. 프라이빗커브 제공

홀로 무대 위에 선 남자. 기타 한 대를 달랑 들고 나타나서는 순식간에 2만5000여명을 압도하는 ‘꽉 찬 무대’를 꾸며낸다. 이것은 마법이 아니다. 영국 출신 싱어송라이터 에드 시런을 세계적인 팝 스타로 만든 ‘마법같은 재능’이다. 지난 21일 인천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 시런의 두 번째 내한 공연이 열렸다. 그는 주무기인 전자 기계 ‘루프 스테이션’을 활용해 자신의 목소리와 기타 연주를 켜켜이 쌓아가며 풍성한 라이브를 선보였고, 관객들은 그가 부리는 100분간의 마법에 완전히 사로잡혔다. 살랑이는 봄 바람이 무대의 정취를 한껏 끌어올렸다.

오후 6시 정각, 시런은 트레이드 마크인 빨간 머리, 편안한 티셔츠 차림으로 무대에 올랐다. 첫 곡으로 ‘캐슬 온 더 힐’(Castle on the Hill)을 부른 그는 “2017년 팔이 부러져 공연을 못해 미안하다”면서 “기다려줘서 고맙다”고 이야기했다. 앞서 2017년에도 시런의 내한 공연이 계획됐지만, 자전거 사고로 팔이 부러지는 바람에 취소된 바 있다. 길어진 팬들의 기다림에 화답하듯 감미로운 기타 연주로 ‘이레이저’(Eraser)를 시작했다. 이어 그가 루프 스테이션을 활용하자 기타 위에 기타, 목소리 위에 목소리가 쌓이며 곡은 금세 CD를 능가하는 완성도에 다다랐다.

영국 출신 싱어송라이터 에드 시런이 21일 인천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두 번째 내한 공연을 펼치고 있다. 프라이빗커브 제공

영국 출신 싱어송라이터 에드 시런이 21일 인천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두 번째 내한 공연을 펼치고 있다. 프라이빗커브 제공

2011년 발매된 싱글 ‘디 에이 팀’(The A Team)울 부르기 직전 시런은 음악가로서 자신의 삶에 대해 짧게 회고하기도 했다. “10년 쓴 노래예요. 두세명 관객 앞에서 노래하기도 한 그때는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공연하게 될 줄은 몰랐죠.” 11세에 작곡을 시작했고, 16세에 길거리 공연을 전전하며 살았다. 길에서 먹고 자는 생활까지 했다. 유튜브에 음악 동영상을 꾸준히 올리면서 주목을 받은 그는 2011년 첫 앨범 <+(플러스)>는 100만장이 넘게 팔렸다. 12주간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른 세계적인 히트곡 ‘셰이프 오브 러브’(Shape of Love)까지 남겼다.

관객들은 첫 곡부터 ‘떼창’을 부르며 공연에 화답했다. 특히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은 2집 <X(멀티플라이)> 수록곡 ‘싱킹 아웃 라우드’(Thinking Out Loud)’이 연주될 때 관객들은 미리 준비한 ‘싱킹 아웃 에드’(Thinking Out Ed)라고 적힌 손팻말을 일제히 들어올리는 이벤트까지 선보였다. 감미로운 포크송 ‘퍼펙트’(Perfect)에서는 휴대폰 라이트를 다함께 켜 로맨틱한 무대 연출에 일조했다. 시런은 관객의 목소리를 음악의 재료로 삼기도 했다. ‘올 오브 스타’(All of the Stars), ‘키스 미’(Kiss Me), ‘기브 미 러브’(Give Me Love) 메들리 공연을 할 때 양 편의 관객에게 각기 다른 음을 부르게 해 화음을 구성한 것이다. 그는 관객들에게 “아시아에서 가장 큰 목소리”라고 칭찬했다.

영국 출신 싱어송라이터 에드 시런이 21일 인천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두 번째 내한 공연을 펼치고 있다. 프라이빗커브 제공

영국 출신 싱어송라이터 에드 시런이 21일 인천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두 번째 내한 공연을 펼치고 있다. 프라이빗커브 제공

흔들림 없는 라이브, 여유로운 무대 매너, 적절한 관객 유도, 봄이라는 무대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앵콜 무대에서 시런이 붉은 색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티셔츠를 입고 나타나자, 한층 열기가 뜨거워졌다. 마지막 앵콜곡 ‘유 니드 미’(You need Me)을 연주할 때에는 비트박스부터 랩, 노래, 기타 연주까지 그의 음악적 기량이 폭발했다. 영상에서는 무대를 마구 뛰어다니다가도 적절한 때에 루프 스테이션을 밟는 그의 현란한‘발짓’까지 영상으로 공개됐다. 공연 내내 촬영을 멈추지 않던 관객들은 그제서야 스마트폰을 내려두고, 그가 내뿜는 열기에 동참했다.

이날 공연이 끝난 뒤에도 추가 앵콜을 외치는 관객들의 목소리가 한동안 그치지 않았다. 어둠 속에서 집으로 귀가하는 관객들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해보였다. 뮤지션 한별씨(31)는 “다른 악기 없이 홀로 모든 악기를 표현하는 것을 직접 본 것이 제일 좋았다. 음원과 달리 라이브에서는 혼자하는 게 뚜렷하게 느껴졌다”라고 말했다. 대학생 유원경씨(23)는 “2011년부터 팬이었는데, 자전거 사고 때문에 2017년 내한 공연이 취소돼 아쉬움이 컸다. 라이브 기량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그의 ‘디바이드’ 투어는 오는 8월까지 예정돼 있다.

영국 출신 싱어송라이터 에드 시런이 21일 인천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두 번째 내한 공연을 펼치고 있다. 프라이빗커브 제공

영국 출신 싱어송라이터 에드 시런이 21일 인천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두 번째 내한 공연을 펼치고 있다. 프라이빗커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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