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뷔페, 어느 나라 걸로 맛볼까  

2009.02.01 17:04

올해는 어느 때보다 다양한 문화권의 뮤지컬이 국내 무대에 등장한다. 마치 뷔페에서 음식을 골라먹듯 취향에 따라 중국, 이탈리아, 체코, 프랑스 등에서 온 오리지널이나 라이선스 공연을 맛볼 수 있다. 내년엔 오스트리아 뮤지컬 <모차르트>까지 국내에 첫 상륙할 예정이다. 오는 9월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중국의 초대형 창작뮤지컬이 국내에서 먼저 상업공연에 들어가고 오페라의 본고장 이탈리아의 뮤지컬도 처음으로 선보인다. 체코, 프랑스산 뮤지컬도 늘어났다.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의 유명작 대부분이 이미 소개된 가운데 비교적 수입 조건이 덜 까다롭고 관객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새 작품으로 승부하려는 흐름이 일고 있다.

뮤지컬 뷔페, 어느 나라 걸로 맛볼까  

◇중국 <버터플라이즈> = 판타지가 강한 중국 고전에 댄스와 음악, 첨단의 무대가 입혀졌다. 중국 전통에 첨단의 기술을 조화시켜 현재의 중국 모습을 연상케 한다. <버터플라이즈>는 중국이 브로드웨이 등 세계 시장을 겨냥해 3년간 85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만든 첫 창작 뮤지컬. 국내에서도 유명한 <노트르담 드 파리> <태양의 서커스-자이아> 등의 연출가 질 마흐를 비롯한 해외 제작진이 대거 참여해 스케일이 크다.

나비 인간이 등장하는 고전 ‘양산박과 축영대’를 바탕으로 흥미롭다. 저주로 반은 나비, 반은 인간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나비인간들의 사랑과 욕망이 하룻밤 사이 벌어지는 사건에 담긴다. 나비인간들의 저주를 풀기 위해 인간에게 시집가는 아름다운 축영대와 사랑에 빠지는 양산박이 주인공. 무대 중앙에 설치된 대형 LED 스크린으로 연출되는 화형 장면과 사랑을 위해 불꽃에 뛰어든 두 남녀가 한쌍의 나비로 탄생하는 장면 등이 압권이다. 음악은 중국의 대중음악을 듣는 것처럼 친숙하고 서정적이다. 중국 배우들의 노래 실력이 뛰어나다. 한문으로 쓰인 관념적인 대사가 어떻게 자막으로 옮겨질지가 관건이다. 3월 21~29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이탈리아 <피노키오> = 오페라가 아닌 이탈리아의 뮤지컬이 공연되기는 이번이 처음. 이탈리아의 칸초네를 맛볼 수 있는 기회다. 현지에서 작품을 본 성악가 조수미가 국내 공연을 적극 추천했다. 이탈리아 작가 카를로 로렌치니의 원작으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야기에 동화에서 표현된 환상적인 장면들이 무대 위에 옮겨졌다.

나무토막이 피노키오로 만들어지고 다시 소년이 되는 과정, 피노키오가 아버지를 찾아 고래 뱃속에 들어가는 바다풍경, 피노키오를 도와주는 파란요정의 모습 등이 궁금증을 낳고 있다.

음악은 어른들 취향에 맞춰져 있다. 칸초네는 물론 록과 발라드, 힙합, 라틴음악 등이 어우러졌다. 무대는 오페라 <돈 죠바니>를 떠올리게 한다. 오페라에서 다져진 화려한 의상과 분장, 세트 등이 볼거리다. 오리지널팀 내한. 6월 8~28일 성남아트센터, 8월 4~2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체코 <삼총사> = 지난해 <햄릿> <클레오파트라> 등에 이어 최근 체코산 뮤지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해는 <삼총사> <살인마 잭> 등 신작들이 올려진다. 체코 뮤지컬은 클래식과 팝을 기반으로 한 음악이 국내 관객의 정서에 잘 맞고 라이선스 공연이지만 연출의 변화가 용이해 ‘국산화’의 장점이 있다.

특히 <삼총사>는 1993년 만들어진 동명영화의 OST 중 브라이언 아담스가 부른 히트곡 ‘All For Love’가 메인 테마곡으로 담겨 있다. 이밖에 유럽의 웅장하고 오페라적인 음악들과 팝이 조화를 이뤘다. 삼총사 주인공으로는 박건형·엄기준·유준상 등이 캐스팅됐다. 이와 함께 <살인마 잭>도 올 연말 공연될 예정이다. 5월12일~6월21일 충무아트홀 대극장.

◇프랑스 <로미오 앤 줄리엣> = 프랑스산이 확 늘어났다. 지난 29일 개막한 <로미오 앤 줄리엣>을 비롯해 <돈 주앙> <노트르담 드 파리> 등이 차례로 공연된다. <로미오 앤 줄리엣>에는 프랑스 음악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인기곡 ‘사랑한다는 건’ ‘세상의 왕들’ 등 감미롭고 서정적인 샹송 40여곡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공연에선 신곡 ‘스무살이 된다는 것’도 발표된다.

패션 강국인 만큼 의상도 감각적이고 화려하다. 몬테규와 캐플랫 집안을 파랑과 빨강색의 조명과 의상으로 대비시켜 두 가문의 복수와 증오를 암시한다. 브로드웨이의 착착 들어맞는 군무가 아니라 자유분방한 춤도 프랑스 뮤지컬의 특징이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개막식을 연출한 레다가 안무를 맡아 현대무용부터 힙합, 브레이크, 아크로바틱 등 다양한 춤을 선사한다. 2월2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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