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의 계절…‘암표와의 전쟁’ 직접 나선 가수와 팬들

2018.10.01 21:25 입력 2018.10.01 21:26 수정

1세대 아이돌·아이유 등 스타들, 대형 콘서트 잇달아 볼거리 풍성

‘법의 사각’ 온라인 암표 극성에 예매 강제 취소 등 강경대응 나서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아이유, HOT, 방탄소년단 콘서트 공식 포스터.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아이유, HOT, 방탄소년단 콘서트 공식 포스터.

‘문화의달’이 돌아왔다. 특히 올 10월에는 1세대 보이그룹, 아이유 등 인기 가수들의 대형 콘서트가 잇따라 열리면서 볼거리가 풍성하다. 덩달아 티켓 예매를 준비하는 팬들도 바빠졌다. 인기 가수들의 콘서트 티켓은 그 인기에 비해 수량이 부족해 예매 경쟁이 뜨겁다. 여느 때처럼 이 틈을 노린 암표(부정거래 티켓)도 기승이다. 피해가 속출하자 가수와 소속사가 직접 암표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우선 ‘예매 강제 취소’라는 강경 대응이 등장했다. 오는 13~14일 17년 만에 ‘완전체’ 콘서트를 여는 HOT의 경우 1차 티켓 오픈 이후 온라인 암표상들이 매크로(동일작업 반복 프로그램)를 이용해 싹쓸이한 티켓을 적발해 강제 취소시켰다. 또 많은 양의 티켓이 동일한 주소지로 발송 요청된 경우 현장 수령만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공연 주최사 솔트이노베이션 측은 “표를 현장 수령할 때도 예매 내역서와 본인 신분증이 없으면 수령이 안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이유의 소속사 카카오엠은 이달 말부터 12월까지 열리는 ‘2018 아이유 10주년 투어 콘서트-이 지금’ 예매 오픈을 앞두고 부정 티켓 거래에 대한 방침을 공개했다. 카카오엠 측은 “부정 티켓 거래가 확인되는 경우, 해당 티켓을 소속사가 직접 구매해 예매자 정보를 확인하고 예매 취소 및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예매자가 팬클럽 회원이라면 즉시 팬클럽에서 제외하고 아이유의 모든 유료 공연·유료 팬클럽 운영에서 영구히 제명 처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암표와의 전쟁은 최정상 방탄소년단도 피해갈 수 없다. 지난 8월 열린 방탄소년단 서울콘서트의 경우 11만원짜리 티켓이 320만원에 암표로 유통된 바 있다.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측은 “티켓 예매사이트를 통해 부정거래 방지를 위한 매크로 차단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양도 및 프리미엄 티켓 신고제를 운영해 암표를 적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불법 티켓 거래자가 팬클럽 회원인 경우에는 소명 기회를 한 차례 제공한 뒤 부정거래가 확인되면 제명 등 조치가 취해진다.

팬들 역시 암표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암표 사냥꾼’ 활동이다.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온라인 티켓 사이트에 암표가 등장하면 공연이나 스포츠 행사 이름과 좌석 번호, 판매자 신상정보 등을 알아내 공연기획사 또는 예매처에 신고한다. ‘암표 신고법’을 공유하기도 한다.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암표 거래는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경범죄처벌법상 ‘암표매매’ 행위에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암표를 판매하다 적발되면 경범죄처벌법상 범칙금을 부과받지만, 온라인에서 판매할 경우엔 처벌 규정이 없어 처벌을 피할 수 있다.

현재 국회에는 온라인 암표 거래를 단속·처벌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 6건이 계류 중이다. 한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법으로 안되니 가수와 팬은 물론 예매처까지 나서서 암표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며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아이돌그룹 팬 김지원씨(21)는 “암표에 대해 강력한 법적 조치가 이뤄져 팬은 마음 편히 공연만 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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