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리튬 1차전지도 물리적 변형 가하면 폭발

2024.06.25 21:08 입력 2024.06.25 22:07 수정

인화성 액체 전해질 사용

“전기차 2차전지보다 위험”

보관 땐 ‘밀폐’ 가장 중요

가정용 리튬 1차전지도 물리적 변형 가하면 폭발

김동원 한양대 화학공학과 교수가 말하는 ‘위험성’

수십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화성의 리튬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 폭발 사고는 일반 소비자들의 실생활에 널리 쓰이는 리튬전지가 발화의 진원지가 됐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1차전지는 화재 위험성이 낮은 것으로 여겨져 ‘일반화학물질’로 분류돼 별도의 대응 매뉴얼이나 안전기준도 없는 상태다.

김동원 한양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1차전지는 고온이나 수증기와 접촉하면 격렬한 산화 반응을 일으키는 리튬 금속을 음극재로 쓰는 데다 인화성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전기차 등에 들어가는 2차전지보다 훨씬 위험하다”고 말했다. 25일 김 교수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 리튬전지가 이렇게 위험한 존재인지를 몰랐다는 사람들이 많다.

“다른 알칼리금속(나트륨, 칼륨 등)처럼 리튬도 공기에 노출된 양이 적다면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다. 많은 양의 수분과 반응했을 때 불도 나고 위험해진다. 안전하게 매뉴얼대로 사용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지금이라도 리튬전지 사용 및 관리와 관련해서 안전 규정을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본다.”

- 그동안 왜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을까.

“음극재로 사용되는 리튬 금속이 위험하다는 건 다들 인식하고 있다. 학계와 업계를 중심으로 전지 내부 분리막 파손에 따른 가연성 가스(염화수소·이산화황) 생성 및 열 폭주 현상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불연성 고체 전해질 개발에 매진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 화재 진압 과정서 사실상 속수무책이었단 지적이 나온다.

“리튬전지가 연소 중이라면 물로 끄는 건 위험하다. 리튬이 다량 노출돼 수분과 결합하면 일산화탄소·아황산가스 등 유독 가스가 발생하고 더 큰 화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마른 모래, 팽창 질석, 팽창 진주암 등을 사용해야 하는데, 문제는 전기차라면 몰라도 공장의 대형 화재 진압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 결국 화재 예방이 최선책이라는 얘기인가.

“그렇다. 특히 보관 시 전지의 밀폐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 제조상 결함이나 외부 충격 등으로 전지에 손상이 가해지는 것부터 차단해야 한다. 소비자들도 리튬전지는 기본적으로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안전하게 사용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물리적 변형을 가하는 등의 행위는 금물이다.”

- 2차전지는 안전한가.

“2차전지도 원리는 1차전지와 비슷하다. 전기차나 에너지 저장 시스템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2차전지는 원래 불에 타지 않는 전해질을 사용했는데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위해 지금의 가연성 유기 소재 전해질로 바뀌었다. 따라서 지금의 2차전지는 모두 안전하지 않다고 봐야 한다. 불에 타지 않는 고체 전해질 연구가 활발한 배경이기도 하다.”

-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로 채운 전고체 전지는 상용화까지 갈 길이 먼 것 아닌가.

“그렇긴 하다. 그래서 전지 및 소재 업체들은 분리막을 더욱 촘촘히 쌓아 양극과 음극의 충돌 위험을 줄이는 한편, 상대적으로 화재에 안전한 불연성 소재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셀-모듈-팩의 단계별 공정에서 특정 셀에서 문제가 터지더라도 다음 셀로 넘어가지 않도록 열 전이를 차단하는 기술도 적극적으로 도입 중인 걸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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