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규모 커져도 체감경기는 ‘바닥’

2006.12.01 18:05

지난 3·4분기 국내 경제는 전분기에 비해 1.1%,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4.8%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바닥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이 제로(0)를 나타내 경제규모는 커졌지만 소득은 전분기에 비해 한 푼도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분기와 비교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지난 10월 발표된 속보치보다 0.2%포인트 높게 나옴에 따라 경기 하강 우려는 다소 누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경제규모 커져도 체감경기는 ‘바닥’

◇소득은 전혀 안늘어=지난 3·4분기 국민들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GNI는 전분기에 비해 0.0%를 기록하면서 실질 GDP 성장률을 밑돌았다. 실제 구매력으로 이어지는 소득이 경제지표의 상승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실질 GNI가 늘어나지 않은 것은 국제유가 급등과 환율 하락 등으로 교역조건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3·4분기중 실질 국외 순수취요소 소득은 3천억원 흑자를 보였지만 실질 무역손실은 18조8천억원으로 전분기(16조8천억원)에 비해 더욱 커졌다.

한은 관계자는 “국제원유 가격이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실제 도입단가에 반영되는 데는 일정 정도의 시차가 있기 때문에 3·4분기에 실질 무역손실이 더 늘었다”면서 “국제유가가 이상급등하지 않는 한 실질무역 손실 규모가 더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간소비 저조=체감경기 악화를 반영하듯 민간소비는 전분기보다 0.6% 증가하는 데 그쳐 지난해 1·4분기(0.5%) 이후 1년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승용차, 휴대전화 등 내구재 지출은 괜찮았으나 준내구재(의류, 가방 등)와 비내구재(식료품, 휘발유 등) 소비가 부진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반면 건설투자는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2.9% 증가해 전분기 마이너스 3.9%에서 플러스로 돌아섰다. 설비투자도 전기·전자기기, 반도체 제조용 기계를 중심으로 호조를 보인데다 운수장비 투자도 증가세로 돌아서며 전분기보다 3.5% 늘어 지난해 4·4분기(4.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한은 관계자는 “실질 GDP 성장률은 1~9월 누계로 5.4%(전년 동기대비)를 기록해 4·4분기에도 3·4분기와 비슷한 성장률을 나타내면 연간 GDP 성장률은 5.0%대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은이 지난해 2·4분기부터 국민소득 통계를 속보치와 잠정치로 나눠 발표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GDP 성장률의 속보치와 잠정치가 0.2%포인트 차이를 보여 속보치의 신뢰성이 떨어지게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관철기자 okc@kyunghyang.com〉

-실질 국민총소득-

한 나라의 국민이 생산활동에 참여한 대가로 받은 소득의 합계. 자국민이 다른 나라로부터 받은 소득(국외수취요소 소득)은 포함되지만 GDP 가운데 외국인에게 지급한 소득(국외지급 요소소득)은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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