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은 자르면서 CEO·대주주에는 ‘고연봉·고배당’

2015.04.01 08:41
비즈앤라이프팀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최고경영자(CEO)에게는 고액 연봉을 주고 대주주를 위해 배당을 과도하게 늘린 금융사들이 비판을 받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최근 역대 최대 수준인 2100억원 배당금 및 해외 용역비를 미국 본사로 보냈다. 배당액은 509억원으로 순이익 1120억원의 45%에 달해 은행권 최고 수준의 배당성향(배당액/순이익)을 기록했다. 본사에 브랜드 비용, 전산 이용료, 광고비 등으로 지급한 해외 용역비도 전년보다 200억원 넘게 늘어난 160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씨티은행은 지난해 실적 악화를 이유로 영업점 56곳을 폐쇄했으며 전 직원의 15%에 해당하는 650명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냈다.

직원은 자르면서 CEO·대주주에는 ‘고연봉·고배당’

지난해 64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도 비용 절감을 이유로 2013년 17개, 지난해 44개 등 총 61개의 영업점을 폐쇄했다. 지난해 초에는 15년 이상 근속한 200여명의 직원들마저 내보냈다. 하지만 SC금융지주는 지난해 영국 본사에 1500억원의 중간 배당금을 지급한 데 이어 내년 초까지 최대 3000억원 추가 배당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초 퇴임한 리처드 힐 전 SC은행장은 급여와 상여금, 복리비용 등 명목으로 총 27억원의 금융권 최고 수준 보수를 챙겼다.

국내 금융사들도 대주주나 CEO 이익을 위해 과도한 배당을 해 눈총을 받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올해 사장과 15명의 임원은 물론 전 직원의 16%에 해당하는 406명의 직원을 희망퇴직시켰지만 배당액은 322억원에서 400억원으로 늘렸다. 최대 수혜자는 대주주인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으로 87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동부화재는 2013년 3886억원이던 순이익이 지난해 4003억원으로 3% 늘었지만 배당을 633억원에서 918억원으로 45% 올렸다. 그 결과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일가는 2013년보다 95억원이 많은 267억원을 배당금으로 받았다.

론스타의 고배당 정책을 비난하던 하나금융지주도 외환은행의 순이익 중 40%를 배당으로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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