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 조립부터 검사·출고까지 11초면 끝

2017.06.01 21:31 입력 2017.06.01 21:39 수정

LG전자 ‘의류가전 수출기지’ 창원2공장을 가다

LG전자 직원이 지난달 31일 LG전자 창원2공장에서 LG 의류건조기를 조립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 직원이 지난달 31일 LG전자 창원2공장에서 LG 의류건조기를 조립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지난달 31일 경남 창원시 LG전자 창원2공장의 ‘신뢰성 시험동’. 2층에 올라가자 여기저기에서 ‘철컥철컥, 쿵쿵’하는 소리와 함께 제품들이 운전되고 있었다. 25년 역사의 이 건물은 LG전자 의류관리가전 제품의 성능을 극한까지 시험하는 ‘가혹한’ 곳이다. 세탁기는 분당 1000번의 회전 속도로 안에 두꺼운 고무, 모래포대 등 실제 옷감보다 훨씬 무거운 소재를 넣어 탈수기능을 시험하고 있었다. ‘개폐수명 평가실’에 들어서자 LG전자의 트윈워시, 의류건조기, 스타일러 등의 제품 문에 부착된 실린더가 힘을 가하며 반복적으로 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고 있었다. 1만 번 이상 반복적으로 열고 닫은 뒤에도 이상이 없어야 쓸 만한 제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제품에서 소비자의 손이 가장 많이 닿는 곳이 바로 도어 부분이기 때문이다. 조성화 LG전자 세탁기개발품질보증팀 차장은 “신뢰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절대 출시하지 말라는 것이 CEO(최고경영자)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세탁기 박사’로 통하는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역시 이곳 창원 신뢰성 시험동에서 국내 세탁기의 역사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창원2공장은 LG트롬 트윈워시 등 세탁기,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의류건조기, 의류관리기 스타일러 등 의류가전 제품의 수출 기지 역할을 하는 곳이다. 특히 빨래를 햇볕에 말리는 문화가 건조기 문화로 빠르게 바뀌면서 건조기는 한 달 판매량이 지난해 약 4000여대에서 올해는 4만여대로 10배가량 급성장하고 있다. 발코니 확장 등으로 주거환경이 바뀌고, 미세먼지와 황사 등으로 옷에 묻은 먼지를 효과적으로 털어내는 데 건조기가 좋다는 인식이 확산된 영향이다. 그간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유지비 문제는 냉매를 순환해 만든 열을 이용하는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으로 크게 낮췄다. 정나라 LG전자 리빙어플라이언스제조팀 차장은 “건조기 판매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10월쯤부터 평일 주간 8시간, 연장근로 2시간, 주말까지 가동률 140% 수준으로 공장이 운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자동세탁기, 드럼세탁기, 의류건조기 등의 생산이 이뤄지는 A1 공장에 들어서자 140m 길이의 생산라인 5개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부품을 들여와 조립, 검사까지 마친 후 포장해 출고하는 모든 과정은 11초에 불과하다. 11초에 한 대씩 세탁기 완제품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11초의 비밀’은 자동화·모듈화 생산 공정에 있다. 작업자가 불필요한 움직임 없이 조립과 검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생산라인 곳곳에 정해진 레일을 따라 무인 로봇이 작은 부품들을 나르고 있었다. 도어, 상판 등은 SPS(부품자동공급설비)로 이동한다. 정 차장은 “하루에 5t트럭 950대가 부품을 실어나르고 있다”고 말했다.

창원공장의 또 다른 특징은 ‘무창고 공장’이라는 데 있다. 하루 1만5000대의 세탁기가 생산되는데 수출제품은 포장과 동시에 곧바로 컨테이너에 실어 부산항까지 이동하도록 한 것이다. 동시에 32대의 컨테이너가 접안할 수 있는 규모를 갖췄다.

LG전자는 세탁 ‘제품’이 아닌 ‘공간’의 개념에서 의류관리가전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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