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생선은 가격 저항선…5000원 되니 판매 줄어”

2017.12.01 21:38 입력 2017.12.01 21:50 수정

대형마트들도 물량 공급 차질

[커버스토리 - ‘금징어’도 말랐다]“서민 생선은 가격 저항선…5000원 되니 판매 줄어”

“예전에는 경매장에서 좋은 물건을 가져가려고 싸울 정도였는데, 지금은 경매장에 가서 사올 오징어도 없어요. 부르는 게 값입니다.”

오징어 어획량이 줄어들며 대형마트들도 생물 오징어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오징어 산지를 오가며 물량 비축과 수급을 조절하는 이창곤 롯데마트 수산팀 상품기획자(사진)는 “체감상 올해 오징어 물량은 지난해의 절반 정도”라고 말했다. 예년 같으면 경매에 나온 오징어를 확보하기 위해 유통사마다 경쟁을 벌였지만 올해는 경쟁을 벌일 물량조차 없다는 것이다. 어획량이 크게 감소한 데다 지난 5월 원양산 오징어를 실은 운반선이 침몰하는 악재가 겹치며 생물 오징어가 ‘금징어’가 됐다.

“3~4월 금어기가 지나고 첫 조업을 마친 원양어선들이 잡은 오징어가 들어오기 시작하면 유통업체들이 전년도 물량에 맞춰 오징어를 수급하는 시스템이에요. 그런데 1항차 운반선이 사고가 나며 50억원 정도의 물량이 바다에 가라앉아 버렸어요. 2항차 때 전년 대비 3배 물량을 수급했지만 그마저도 부족한 실정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형마트에서는 지난해 잡은 국산 냉동 오징어, 원양산 냉동 오징어 비축분을 풀어 소비자 수요를 맞추고 있다. 생물 오징어는 가격이 너무 올라 매대에 놓지 못한다.

“갈치나 고등어, 오징어와 같은 ‘대중 생선’은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가격 저항선이 있어요. 한 마리에 1000원, 비싸야 2000원대면 살 수 있던 오징어가 5000원 가까이로 올랐으니 당연히 사려는 사람이 줄어들죠. 냉동 오징어는 재고물량 저장이 가능하지만 생물 오징어는 남으면 폐기처분해야 해요. 소비자들이 생물 오징어를 비싸서 사지 않으니 유통업체 입장에선 매대의 생물 오징어 비중을 줄일 수밖에 없어요.”

대형마트 수산물 코너에 생물 오징어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롯데마트뿐 아니라 이마트도 마찬가지다. 지난 10월 기준 이마트의 생물 오징어 매출은 예년의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고 원양산 냉동 오징어는 150% 증가했다. 횟감이 아닌 찌개나 반찬용 등 냉동 오징어 수요가 대형마트 오징어 매출을 지탱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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